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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 가서 돈 자랑 하지 마라”…충청 서남부 내포 문화권 발흥지를 가다 [E-트래블]

광천읍, K-POP·드론 항공 등 특성화 고등학교 유치로 성장
토굴 새우젓 전국적으로 유명

오서산 가을 억새밭. [사진 홍성군청]

[강석봉 스포츠경향 여행기자] 서해의 등대라고 불리는 홍성 오서(烏棲)산에서 발원한 하천이 광천읍 소재지를 통과해 흐르는데, 이 하천의 이름이 광천(廣川)이다. 그래서 지명도 ‘광천’이라했다. 광천은 민물이 흐르는 좁은 하천이 아니다. 염수와 혼합된 수로형(水路型)의 바다를 포괄하고 있다. 

조운선(漕運船)이 운행했던 요충지 옹암포

조선시대 광천은 호남지역에서 세곡 등을 싣고 한양으로 올라가는 조운선(漕運船)이 운행하는 길목으로 강경과 함께 충청남도 최고의 경제 중심지였다. 광천읍의 관문인 옹암포는 현재 포구가 없지만 광천장을 번창하게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그 당시 광천장이 서는 4일과 9일에는 150여 척의 배가 옹암포를 드나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인천이나 군산과 뱃길이 연결됐고, 금광도 개발되어 크게 번창했다. 이 덕분에 부자들이 많아 “광천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도 생겨났다. 홍성읍 내의 중심가의 건물 소유주 중에 광천 출신이 적지 않다고 한다는 소문이 그냥 생긴 말은 아니다. 

지금 옹암포에는 포구는 사라지고 옹암리 독배 마을 토굴이 옛 명성을 이어받아 새로운 광천 아이콘이 되고 있다. 

충청남도 홍성군은 예로부터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일컫는 내포(內浦) 문화권의 발흥지로 오랜 세월 이 지역의 행정·교통·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최근 충남도청이 홍성군으로 이전하면서 내포 지역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포의 사전적 의미는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들어와 후미진 부분’을 뜻한다. 홍성군이 내포 문화권 발흥지로 불리는 배경이다. 

내포 문화권 발흥지인 홍성군은 광천읍에 K-POP 고등학교와 충남 드론 항공 고등학교를 둠으로써 21세기 문화권 발흥지로 더욱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K-POP 고등학교는 보컬과 방송 미디어 댄스 등을 포함한 다양한 대중 예술을 배울 수 있는 특성화 학교다. 

광천읍 흥남로 충남 드론 항공 고등학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미래 산업사회를 주도하는 참 직업인 육성을 비전으로 삼은 이 학교에서는 드론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옹암리 독배 마을 활석암 암반 속 새우젓 토굴

광천읍 옹암리 독배 마을에는 40여 개의 새우젓 토굴이 있다. 버려진 폐광의 활석암 암반 속에 토굴을 만들어 새우젓 발효 방법을 개발된 건 1960년대다. 토굴 온도가 1년 365일 영상 14~15도로 유지된다는 걸 발견하고 새우에 소금 재워 저장한 결과 맛과 향이 탁월한 새우젓이 나온 것이다. 토굴에서 3개월간 숙성시켜 맛과 향이 월등한 토굴 새우젓을 생산하자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 지역에 토굴 새우젓 단지가 형성되고 토굴 새우젓의 유통도 활성화됐다. 옹암리 공영주차장에 광천토굴새우젓 홍보관도 볼만하다. 

광천읍 응암리 독배 마을에는 40여 개의 새우젓 토굴이 있다. [사진 트래블팀]


최상급 원초만을 사용하는 대한민국 대표 광천 김

광천김은 원초(原草)부터 남다르다. 청정 서해에서 12월 말부터 2월 초에 생산된 최상급 원초를 확보하고, 영하 18℃ 이상의 최적의 온도에서 냉동 보관하여 사용한다.  최상급의 통참깨 및 통들깨를 직접 압착, 착유하여 만든 기름을 바로 사용한다. 이 덕분에 광천김은 바삭하면서 짜지 않은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현재 광천김은 국내에서도 인기지만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천 맛김뿐만 아니라 김부각 등이 감자칩을 대체하는 건강 스낵으로서 떠오르고 있다. 

하나로 통합된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

10월 13~15일 광천읍 광천전통시장 일원에서 제28회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가 열렸다. 각각 열리던 광천김 축제와 토굴 새우젓 축제가 하나로 통합된 만큼 대하 맨손 잡기·보부상 체험·김부각 만들기 등 광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홍성 전국 주부가요제는 13일 예선을 거처 15일 본선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홍성 전국 주부가요제에는 오승근, 태백, 트로트 아이돌 루비체 등 초대 가수의 무대도 이어진다. 

광천읍 명소 그림 같은 수목원

광천읍은 성삼문·최영·한용운·김좌진 등이 태어난 충절의 고장인 동시에 홍주 의병으로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의병의 고장이다. 광천 IC를 들어서면 곧바로 오서산의 늠름한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오서산은 서해 최고봉, 서해의 등대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오서산 정상에 오르면 인근의 산과 들판을 굽어볼 수 있다. 가을 억새밭이 압권이다.

맛과 멋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오서산 등반을 마치면 오서 삼미(三味)를 음미한다. 오서 삼미는 광천 토굴 새우젓과 광천 맛김, 그리고 남당항 대하다. 오서산은 지금 은빛 갈대가 손짓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광천읍에 한번 보면 평생 잊히지 않은 말 그대로 ‘그림같은 수목원’이 있다. 이 수목원은 2004년 12월 29일 산림청에 등록된 사립수목원으로 홍성 12경 중 12경에 해당한다. 약 11만㎡ 부지에 1000여 종의 초본류를 비롯하여 560여 종의 목본류를 보유하고 있다. 

 ‘그림같은 수목원’은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봄에는 각종 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순수한 우리 꽃과 녹색이 어우러져 왕성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어 좋다. 가을이 되면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단풍과 노란 잔디에 수놓은 낙엽을 밟으며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어 더 좋다. 

광천을 가는 길도 편해졌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IC·광천 IC로 들어오면 1시간 30분~2시간에 광천읍 어디라도 도착할 수 있다. 대전에서는 대전~당진간 고속도로를 타고 예산·수덕사 IC를 나와 21번 국도를 타고 홍성 방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철도는 장항선을 이용해 홍성역과 광천역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역에서 광천역까지는 2시간 10분가량 걸린다. (1일 14회 운행) 그리고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서해 금빛 관광열차도 이용할 만하다.

홍성 12경 중 12경에 해당하는 ‘그림같은 수목원‘ [사진 강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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