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슬금슬금 오르는 금값...지금이 ‘금 투자’ 적기일까

[킹달러 시대 재테크]③
5개월 만에 8만5000원 돌파...국제 금도 2000달러 목전
‘강달러-금값 하락’ 공식 깨져...“당분간 상승 가능”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들어서 보여주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지난 5개월간 하락세를 보이던 금값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인다. 대체로 고금리·강달러 속 금값은 힘을 잃기 마련이지만 10월 들어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그람(g)당 8만5000원을 돌파하며 반등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진 투자 측면에선 확실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더 강하지만 지금처럼 금값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 다시 금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강달러 속 뛰는 금값...“이례적”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시세는 지난 10월 18일 8만5051.03원을 기록했다. 금 시세가 8만50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5월 17일(8만5456.88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또 국내 금 시세는 10월 6일 7만9000원대에 마감한 이후 10월 18일까지 8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 기간 상승률만 약 9%에 달했다.

아직 금 시세는 지난 5월 4일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8만7000원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차갑게 식었던 금 투자 수요도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 금 시세 역시 반등했다. 지난 10월 6일 1트로이온스당 1845.20달러를 기록한 국제 금 시세는 10월 18일 1968.30달러로 마감하며 약 3주만에 다시 1900달러대를 돌파했다. 

올 하반기 들어 금 투자는 수요가 시들해진 상황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으로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며 달러가 초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 금리가 뛰고 금값은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10월 18일 기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93%다. 국채 금리에만 투자해도 4~5%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금은 오로지 시세차익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어 지난 몇 달처럼 금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또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은 수수료 부담이 있어 금 시세가 크게 뛰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강달러 상황에서도 금값이 반등 기미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지난달 “미국 국채 금리와 금값 간 역의 상관관계가 올 들어 깨졌다”고 보도하며 국채금리 상승기 속 금 시세 상승세에 주목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중국의 지속적인 금 매입이 금값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금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인민은행의 금 보유액은 약 1362억달러(7046만온스)로 지난해 11월 대비 약 10% 증가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9월 금 시세와 관련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기조도 유지되고 있어 금값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결국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추가적으로 높아지지 않는다면, 금 가격은 연말로 갈수록 상승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는 올 하반기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 연말까지 상승세 탈까

미 연준의 긴축 기조는 여전하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통화정책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 일부만이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 수준에서 지속한다고 확신해야 긴축 완화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는 지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3%대 물가상승률이 2%대가 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당분간 긴축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긴축 경계감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의 긴축 기조에서도 금값이 상승세를 보인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등 긴축이 더 강화되지 않는다면 금 시세는 연말에도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장기간 이어진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내년에 사실상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값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며 "현재의 ‘금값 역 상관관계’는 그런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채금리가 뛰는 데도 금값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됐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앞으로 더 하락할 수밖에 없고 결국 금값은 내년까지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뉴진스님 디제잉’ 말레이 불교계는 질책…“입국 막아 달라”

2맥쿼리자산운용 이수진 전무, 해외 PEF 첫 한국인 여성대표로 승진

3정부, 법원에 2000명 ‘의대증원’ 자료 제출…내주 집행정지 여부 ‘촉각’

4정부도 日 라인야후 행정지도에 뿔났다…네이버는 지분매각 가능성 시사

5강남 ‘20억’ 로또 누가될까…반포 원베일리 딱 1가구 풀린다

6“유미야, 오랜만이야”…화면 속 이야기는 끝났지만 ‘현실 마침표’ 아직

7거래소, 밸류업 공시 담담자 의견 청취…이달 중 가이드라인 확정

8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공약이행 '최우수 등급' 획득

9홍준표 대구시장, 제22대 당선자와 오찬 간담회... "지역현안 공동 대응키로"

실시간 뉴스

1‘뉴진스님 디제잉’ 말레이 불교계는 질책…“입국 막아 달라”

2맥쿼리자산운용 이수진 전무, 해외 PEF 첫 한국인 여성대표로 승진

3정부, 법원에 2000명 ‘의대증원’ 자료 제출…내주 집행정지 여부 ‘촉각’

4정부도 日 라인야후 행정지도에 뿔났다…네이버는 지분매각 가능성 시사

5강남 ‘20억’ 로또 누가될까…반포 원베일리 딱 1가구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