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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드러낸 비둘기파…이창용 “금통위원 1명 금리 인하 가능성 언급”

금통위원 1명 “가계부채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 필요”
이 총재, 부동산 대출 수요 확대엔 경고 “상환 능력 살펴야”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3.50%로 동결한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중 1명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상 가능성도 같이 언급하며 ‘매파적 동결’을 해왔다면, 최근 국내외 불안정 확대로 금리 인하 시점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금통위원 1명 “금리, 낮출 수 있는 유연성 가져야”

19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로 향후 물가 둔화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원물가도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올해 및 내년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3.4% 및 2.1%)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국내 물가 관리 어려움 확대 등으로 현 수준인 3.50%를 유지하며 향후 시장 변화에 따라 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번과 달리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향후 금리 추이와 관련해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에서 1명은 앞서 언급한 이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5명의 금통위원이 현 국내외 정세 불안정과 높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물가 목표치에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는 만큼 긴축 강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면, 다른 한 위원은 인하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현 3.50% 기준금리는 긴축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총재는 이번에도 현 3.50% 기준금리가 시장 여건과 비교해 볼 때 ‘긴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증가했는데 이를 두고 (긴축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부분도 많다. 그리고 회사채를 상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수량 변수를 통해 긴축 정도를 판단하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도 물가가 지금 하향으로 움직이는 기조를 볼 때 통화 정책이 긴축 수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와 관련해 금리의) 영향을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부동산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금리가 예전처럼 1%대로 떨어지고 이자 비용 부담이 금방 줄어들 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며 “(이자 부담이) 본인의 능력 안에 있는지를 고려하고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팔아 자본 이득을 금방 볼 것이란 판단은 본인이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금리 상황에 맞춰 대출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총재는 “전반적으로 미국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우리 금리도 상당기간 긴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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