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2023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2016년 이후 7년 만에 ‘서든 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한 경영인이 있습니다. 14년 만에 해외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를 화두로 던져 적잖은 주목을 받았죠.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기업이 확실히 변화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사업 불황 탈출과 함께 미래 사업인 배터리 사업 수익 실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기업인이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인공입니다.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현지 시각으로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경제 블록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 등을 SK그룹 CEO들에게 주문했다고 합니다. 또한 CEO들과 머리를 맞대고 SK그룹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하죠.
특히 최태원 회장은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2016년 6월 확대 경영 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올해 CEO 세미나에서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인데요. SK그룹 안팎에선 최태원 회장의 서든 데스 발언을 두고 “현재 SK그룹이 맞닥뜨린 경영 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최 회장이 꼽는 주요 변화는 무엇일까요?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 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 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주요 변화로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같은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한 선택지들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SK그룹 CEO들에게 사업 확장과 성장의 기반인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는 후문입니다. 최 회장은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며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선 “최태원 회장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실제 SK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그간 SK그룹의 성장을 이끈 반도체 사업은 유례없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죠.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조원을 넘었습니다. 여기에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는 분위기죠. 최태원 회장의 서든 데스 발언이 실적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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