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학교 내신 포기자…‘정시 파이터’ 탈출구는? [임성호의 입시지계]
- 2024학년도 수능 보는 검정고시생…역대 두번째
고교 2년 때 검정고시 합격 후 수능 응시하는 전략

수능이 도입된 1994학년도에 검정고시생이 1차 시험에서 7403명이었고, 2차시험에선 9738명이었다. 당시 수험생이 74만명이었다. 1995학년도를 제외하고 그 이후에는 줄곧 1만명대 초반 정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검정고시 출신 수능 응시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2020학년도 1만2439명, 2021학년도 1만3691명, 2022학년도 1만4277명, 2023학년도 1만5488명, 2024학년도 1만8200명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4학년도 수능 접수자는 50만4588명으로 검정고시 출신이 3.6%다. 수험생 수가 70만명대에서 50만명대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가 아니다.
검정고시 출신 수능 응시생 1만8200명
서울권 주요 대학은 학교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전형이 60%,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이 40% 정도다. 수도권 대학은 수시 비중이 70%, 정시 30% 정도이고, 지방 소재 대학은 수시 비중이 80%가 넘고, 정시 전형은 20%가 채 되지 않은 수치다.
수도권에서 지방권으로 갈수록 고등학교에서 수능 준비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있는 분위기다. 서울권 소재 대학 학생부 교과전형 내신 합격선은 인문계가 2.34등급, 자연계가 2.15등급 정도다. 2등급 중반대만 가더라도 서울 소재 대학 진입이 어려운 구도다. 학교 내신은 등급이 나오는 과목을 기준으로 대략 1학년이 46%, 2학년이 40%, 3학년 1학기가 14%이다.
수시에서 학교 내신 1학년 1학기에서 3학년 1학기까지 5개 학기가 반영된다. 사실상 1학년 1학기만 마치더라도 학교 내신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1학년 때 성적만으로 사실상 서울권 소재 대학 수시 지원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 학생에게 학교생활은 대학 입시 측면에서 수능 준비에만 올인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느냐가 관건이다. 모든 과목을 모두 잘해야 하는 치열한 내신 경쟁보다, 과목이 단순화된 수능에서 최선을 다해 목표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학생 중 검정고시를 결정하는 학생들은 학교를 자퇴하고 고교 2학년 때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수능에 응시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사 고교 2학년때 대학입시에서 실패해 재수를 하더라도 고등학교 3학년 나이다. 매우 어려운 판단이지만 판단의 명확한 근거는 목표 대학에 도달하기 위해서 학교생활이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학교 밖에서 수능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되느냐가 결정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이런 상황 판단으로 검정고시 출신 4년제 대학 합격생 수도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18학년도 4년제 대학의 검정고시 출신 합격생은 4553명이었고, 2019학년도 4521명, 2020학년도 5913명, 2021학년도 7221명,2022학년도 7131명, 2023학년도 7690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합격생도 2018학년도 80명에서 2020학년도 108명, 2023학년도 155명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 등을 포함한 주요 10개대로 확대하면 2018학년도 276명, 2020학년도 399명, 2023학년도 524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현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대입 제도 개편안이 발표됐다. 현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고3 때 대학에 가지 못하고 재수한다면 새 대입 제도로 대학에 가야 한다. 재수에 대한 부담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커질 수 있다. 현 중3이 내년 고1 때 학교 내신을 잘 관리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의 학년일 수 있다.
일선 고교에서는 이런 상황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학교 내신 관리가 잘되지 않은 학생들이 목표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학교에 끝까지 남아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교를 떠나 수능을 통해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점을 학생들 탓만 할 것이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교 내신 관리가 잘된 학생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원하는 대학에 도전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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