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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이사회, 화물사업부 매각 ‘수용’

가결에도 ‘산 넘어 산’…내부 진통 이어질 듯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 매각 등이 포함된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에 동의했다. 대한항공 측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인 시정 조치안을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다만 항공업계 안팎에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사회 가결 이후에도 매각 결정을 둘러싼 진통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렸다가 이날 속개된 아시아나항공 임시 이사회에서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 제출에 관한 안건이 가결됐다. 이날 오전 이사회에는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5명이 참석했으며, 상정된 안건에 대해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 내용이 포함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동의가 필요했는데, 이날 이사회가 이 안건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지난달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 수용 여부를 정하려고 했으나 찬반 의견이 맞서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지난달 31일에 “10월 30일 이사회를 개최해 현재 진행 중인 기업 결합 심사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 제출에 대해 검토했으나 해당 사안에 대한 표결을 완료하지 못했다”라며 “해당 시정 조치안은 기업 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 해소를 위한 신주 인수 계약 거래 종결 후 당사의 화물사업부 분할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이사회에서 다소 진통이 있었으나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 매각을 수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정부뿐 아니라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관여한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 매각을 반대해 합병 무산의 책임을 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 당국이 양사 기업 결합을 반대해 합병이 좌초될 수는 있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투쟁 등 내부 진통 ‘여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으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해외 기업 결합 심사에는 다소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EC에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 상태로, 내년 1월 말 심사 승인이 목표다. 물론 EC 측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승인해도,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의 심사를 남겨 두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은 EC의 결합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둔 내부 진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을 내고 “지금의 결정으로 유럽연합, 미국, 일본에서의 거래 종결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과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여기에 속한 수많은 노동자의 고용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합병의 문제점에 대해 대국민 선전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용 안정과 아시아나항공의 존립을 위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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