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진출에 따라 불법 유통 사이트도 증가하는 추세다. 불법 유통 폐해는 웹툰 생태계의 성장은 물론 창작자 수익 감소로도 이어지는 문제다. 네이버웹툰은 이에 미국 현지 법률에 따라 불법 유통 사이트 운영을 근절하는 조치를 진행,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회사는 무관용 원칙으로 불법 사이트에 대한 엄정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업계 최초로 미국 법원을 통해 ‘소환장’(Subpoena) 발행 조치 진행한 결과 약 150개 해외 불법 사이트의 활동이 멈췄다고 2일 밝혔다. 미국은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을 통해 저작권 침해 회원의 정보를 소환장으로 요청할 수 있는 이를 ‘저작권자’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창작자가 불법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 복잡한 법률 절차를 진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비용 역시 부담이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창작자들을 대리하고 모든 비용을 부담해 이번 소환장 발행 과정을 약 3개월간 진행했다.

네이버웹툰은 자체적으로 파악한 대형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에 불법 사이트 360개의 운영자를 대상으로 정보를 제출해달라는 취지의 소환장 발행 절차를 지난 7월 시작했다. 이 조치만으로도 약 150개의 불법 사이트의 운영이 멈춘 셈이다. 회사는 불법 사이트 운영자를 특정할 수 있는 주소·이메일·결제 세부 정보 등을 토대로 수사기관과 협조해 추가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정보는 추적 및 검거를 위한 필수 정보”라며 “소환장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운영을 중단한 약 150개 불법 사이트 중에는 웹툰을 직접 불법 유포하는 대형 1차 불법 사이트도 다수 포함됐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은 150여 개 불법 사이트의 연간 이용자 방문 트래픽은 약 25억회에 달한다.

이 밖에도 네이버웹툰은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웹툰위드’의 일환으로 창작 생태계를 보호하고 불법 사이트로 인한 창작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자체적으로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인 ‘툰레이더’를 운영하고 있다. 기술적인 조치 외에도 모니터링·신고·법적 조치 등을 포함해 사전·사후 대응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불법 웹툰 사이트에 더욱 적극 대응하기 위해 ‘웨이브’(Wave) 프로젝트도 올해 5월 시작했다. 웨이브는 특히 해외 불법 웹툰 사이트 중 규모가 큰 사이트들을 선별해 분기별로 집중 신고, 불법 사이트의 운영을 집요하게 방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다. 5개월간 웨이브 프로젝트의 집중 관리 불법 사이트 23개의 월평균 트래픽은 지난 7월 대비 10월 기준 30% 감소했다. 일부 사이트는 도메인이 영구 차단됐고,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유통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의 작품이 대거 삭제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선별한 불법 사이트에 강력한 경고문을 발송하고 있다. 또 도메인 관리 업체는 물론 호스팅 제공 업체·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소셜 미디어·결제 서비스 등 불법 사이트 운영과 관련 있는 모든 업체에 전방위로 신고를 진행 중이다.

김규남 네이버웹툰 법무실장 겸 안티 파이러시(Anti Piracy) TF장은 “이번 성과는 네이버웹툰뿐만 아니라 불법 웹툰 사이트로 피해를 보고 있는 웹툰 업계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불법 웹툰 근절을 위해 플랫폼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앞으로도 적극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