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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립밤부터 파데까지…“남자도 꾸밀 줄 알아야죠” [민지의 쇼핑백]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 꾸준히 성장세
로션·토너 등 기초 제품서 쿠션·립밤까지 제품군 세분화

쿠션 팩트로 메이크업 중인 남성 뷰티 유튜버 레오제이. [사진 LeoJ Makeup 메이크업 유튜브]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선크림을 바르고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톤을 정리한다. 컨실러로 잡티를 감추고 아이브로우 펜슬로 눈썹 결을 살린다. 마지막으로는 컬러 립밤으로 생기를 더한다. 얼핏 보면 여성의 화장법 같지만, 보통 남성의 외출 전 꾸미는 과정이다.

화장하는 남자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이전에는 피부 결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정도였다면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색조를 더한 진짜 ‘메이크업’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관리하는 남자’ 트렌드…SNS 통한 정보 공유 多

남성들도 자기 자신을 가꾸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제 남성들의 뷰티 관련 정보도 다양한 분야에서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유튜브 채널이나 SNS를 통해 남성들을 위한 피부관리법부터 옷 입는 법, 머리 스타일링 그리고 메이크업까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남성 그루밍’, ‘그루밍족’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남성들을 위한 뷰티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루밍’(Grooming)은 얼굴, 헤어, 피부 등 외모를 가꾸는 행위를 뜻한다. 

남성 뷰티 인플루언서의 등장도 남성 그루밍족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뷰티 브랜드도 인플루언서나 유튜버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관리하는 남성의 그루밍 콘텐츠를 통해 친근하고 진정성 있게 남성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하기 위함이다. 남성 뷰티 유튜버로는 대표적으로 레오제이, 화니, 스완, 후니언 등이 있다. 이들은 친한 친구처럼 구독자에게 남성 화장품 사용법을 쉽게 알려줘 제품의 홍보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성 전용 화장품 카테고리 다양화 

실제로 많은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남성들을 겨냥한 남성 전용 제품들을 빠르게 출시 중이다. 남성 전용 쿠션, 립 제품, 색조 화장품까지 남성들의 고충과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H&B(Health and Beauty) 스토어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성 고객이 구입하는 상품 카테고리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스킨케어, 면도 관련 용품 중심에서 톤업 선크림, 컬러 립밤, 헤어 트리트먼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는 게 CJ올리브영의 설명이다. 
올리브영 남성 화장품 코너. [사진 CJ올리브영]

특히 MZ세대 남성일수록 직접 제품을 비교하고 구입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남성 뷰티 제품 구매 시 본인이 직접 선택해 구매하는 비중은 75.8%였고 연평균 6번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올리브영과 같은 화장품 스토어에서 남성들은 직원에게 제품을 추천받고 화장품을 구매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각자 얻은 뷰티 정보를 토대로 본인에게 맞는 화장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남성 화장품은 더 이상 스킨, 로션 같은 전통 제품군에 국한되지 않고 색조 제품으로까지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남성 컬러 립(색조)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뛰었다고 밝혔다. 올해 메이크업 제품을 구매하는 남성 고객의 수는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아모레퍼시픽 비레디가 인기 크리에이터 3인(빠니보틀, 민수, 깡스타일리스트)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남성 화장품의 수요에 맞춰 제품도 세분화해 출시되고 있다. 립밤도 컬러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고, 파운데이션도 한 톤으로 나오던 과거와 달리 호수가 다양해지고 있다. 남성 메이크업 라인도 전문화되고 있다. 샤넬 뷰티는 남성 메이크업 라인인 ‘보이 드 샤넬’, 아모레퍼시픽은 남성 전문 색조 브랜드 ‘비레디’ 등을 운영하며 남성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용기기를 구매하는 남성도 많아지고 있다. GS샵에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피부 미용기기 ‘듀얼소닉 맥시멈’을 구매한 고객 중 40대 남성의 비율은 12%로 나타났다. 듀얼소닉은 피부과의 초음파 시술을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미용기기다. 특이점은 30대 여성의 비율은 5%에 그쳤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뷰티 시장은 최근 3년간 연 3%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 성장한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지속 커지는 만큼 트렌드에 맞는 상품도 다양하게 출시될 전망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외모 관리가 경쟁력으로 떠올면서 뷰티 상품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남성들의 수요를 반영한 신제품과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의 등장이 늘어나며 남성 메이크업 시장의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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