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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신세계·현대, 침대 매트리스에 꽂힌 이유 [판 커진 ‘매트리스 전쟁’] ①

가구업계 3사, 침대·매트리스 신성장 동력으로
기술력·고품질 앞세워 시장 공략 집중

신세계까사가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연 ‘마테라소’ 단독 매장. [사진 신세계까사]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잠은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숙면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면서 건강한 숙면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수면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48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으로 525% 증가했다. 

수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매트리스 시장 판이 커지고 있다. 전통 매트리스 기업뿐만 아니라 대형 가구업체들도 침대·침구 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침구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까사와 한샘, 현대백화점그룹 지누스 등 3사 모두 침대·매트리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렌털 가전업체도 매트리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침대시장 도전장 던진 후발주자들…저마다 고급화

가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기술력과 고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매트리스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침실 관련 상품군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수면 전문 특화 브랜드 ‘마테라소’로 프리미엄 수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마테라소는 신세계까사가 2021년 매트리스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선보인 브랜드로, 자체 개발 ‘C-포켓 스프링’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면 습관에 맞춰 기능과 특성을 세분화한 매트리스를 선보이고 있다.

비스포크 시스템을 적용한 ‘아틀리에 컬렉션’을 선보인 신세계까사는 지난 8월부터 마테라소 아틀리에 컬렉션을 전국 매장 메인 제품으로 전시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신세계까사는 마테라소 아틀리에 컬렉션을 까사미아의 침실 가구 핵심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마테라소는 2021년 4월 론칭 이후 1년 만에 매출이 6배가량 신장하는 등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관련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약 1개월 동안 매주 평균 80%가량 매출 신장 효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테라소의 평균 가격대는 200만원 선으로 가장 비싼 제품은 3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포시즌7 일마’ 제품. [사진 한샘]

한샘은 지난해부터 침대 매트리스 브랜드 ‘포시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포시즌은 2018년 한샘이 매트리스 제품 ‘유로602 포시즌’을 기반으로 독립시킨 브랜드다. 매트리스 시장 공략 강화를 연간 사업 목표로 삼고 포시즌 신제품 출시, 마케팅 확대 등을 단행했다. 지난해 한샘 오프라인 유통 매트리스 매출은 약 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샘이 최근 출시한 매트리스 최상위 라인 신제품 ‘포시즌7 일마’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300만원 대부터 400만원 후반대에 이른다. 포시즌 매출액은 ▲2019년 1000억원 ▲2020년 1200억원 ▲2021년 1300억원 ▲2022년 약 1200억~1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5월 글로벌 매트리스 업체 ‘지누스’를 인수하고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누스는 미국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강조하던 해외에서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엄급 매트리스 ‘시그니처 H1’를 출시했다. 가격은 퀸사이즈 280만원대, 킹사이즈 300만원대다.

저가 중심의 상품군을 프리미엄 라인까지 확장해 모기업 현대백화점과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이지웰 등 그룹 계열사 온라인몰 입점 등 영업망도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지누스의 올해 국내 사업 목표 연매출을 1300억원으로 상향 설정,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사업 매출 규모를 3000억원대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지누스 ‘포레스트 워크’ 제품. [사진 지누스]

“침대엔 돈 안 아껴” 수요 공략나선 업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침대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슬리포노믹스’ (Sleeponomics·수면 경제)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잘 자기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특히 침대는 잠잘 때 당장 몸이 닿는 제품인 만큼 한번 살 때 제대로 사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침대 교체 주기는 일반 가구에 비해 길어 한 번 구매할 때 고가의 비용을 투자해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업계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도 매트리스 시장 공략은 필연적이다. 부동산 시장 위축,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구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방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매트리스 투자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트리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는 편”이라며 “수면 시장 수요에 맞춰 자체 기술력을 내세운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지속 개발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트리스 수요가 증가, 시장도 커져 투자도 활발해지는 상황으로 가구업계 내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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