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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 악화’ 팬오션, HMM 인수 시너지보단 공멸 우려 [이코노 리포트]

팬오션 영업활동현금흐름 1년 새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어
업황 악화로 실적은 둔화 비용은 증가…건전성 확보 불리
인수금융 이자만 연 2800억…재무부담 확대 가능성 제기

팬오션 CI [사진 팬오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팬오션(028670)이 업황 악화로 현금흐름이 크게 둔화되면서 향후 HMM(011200) 인수가 상승효과(시너지) 보다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수에 필요한 현금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현금흐름마저 좋지 않다 보니 인수금융에 따른 막대한 이자가 불확실성을 가중 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하림과 팬오션이 HMM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재무건전성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기준 5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317억원 대비 53.8% 줄었다. 전반적인 실적이 저하된 상황에서 이자와 법인세 지출이 늘며 1년 새 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은 1조1791억원에서 6306억원으로 46.5% 쪼그라들었다. 반면 이자와 법인세 지출은 각각 1032억원, 4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6.3%, 127.8% 급증했다. 

팬오션의 현금흐름이 둔화된 것은 해운업 업황 악화 영향이 크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자산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현금이 급감하며 전체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팬오션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4% 줄었다. 매출도 1조111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9.5%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HMM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당장은 시너지보다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인수자금 마련으로 재무 부담이 높아지면서 현금흐름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HMM과의 공멸을 걱정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현재 팬오션은 HMM을 인수하기에 현금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팬오션의 현금성자산은 4600억원에 불과하다.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까지 모두 끌어오더라도 1조5000원이 전부다. 

HMM 인수에 6조5000억원이 투입된다고 봤을 때 인수금융에 따른 재무 부담이 상당한 셈이다. 하림은 연 8% 수준의 이자로 총 3조5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킬 계획으로 연간 이자 부담만 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DB산업은행이 HMM 배당 가능 금액을 3년간 1조5000억원으로 제한한 점도 부담 요소다. 

업황 역시 팬오션에 우호적이지 않다. 해운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낮은 운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993.21로 전주 대비 6.71포인트(0.7%) 내렸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초(5109.6p)와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HMM 인수전에 참여한 하림과 동원은 각각 6조4000억원과 6조3000억원을 인수 희망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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