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11번가가 강제 매각 수순에 돌입한다. SK스퀘어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11번가 지분 18.18%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포기해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최대주주 SK스퀘어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앞서 11번가는 지난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았다. 투자 당시 평가 받은 11번가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이다. SK스퀘어는 FI에게 5년 내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를 약속했다.

이후 올해 9월까지였던 기한 내 IPO에 실패하면서 콜옵션이 발동했다. 1조원 안팎까지 하락한 기업가치가 발목을 잡았다.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SK스퀘어는 원금 5000억원에 내부수익률(IRR) 연 최대 8% 이자를 붙여 FI 지분을 되사들여야 한다. SK스퀘어는 최근까지 e커머스 플랫폼 큐텐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한 만큼 FI는 내달 중순부터 SK스퀘어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전망이다. SK스퀘어 콜옵션 권한은 내달 4일 만료된다. 11번가는 사실상 강제 매각이 유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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