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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울며 겨자먹기식 퀄컴 사랑…AP 구입에 9조 지출 [이코노 리포트]

퀄컴·미디어텍 AP 구매 대금 8조9898억원
2019년 2조9791억원서 5년 새 3배 급증
외부 의존도 높아 원가 측면서 관리 난항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퀄컴과 미디어텍 등 글로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조사에 칩 구매로 지불한 비용이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AP인 엑시노스가 성능 미달로 주력 제품에서 배제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만큼 엑시노스의 부재가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모바일AP 솔루션 구매에 사용한 돈은 총 8조9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원가(134조2730억원)의 6.7%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미디어텍 AP를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금 대부분이 퀄컴 스냅드래곤 구매에 사용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Z폴드5와 플립5, S23시리즈에는 퀄컴사의 스냅드래곤 8 Gen 2가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퀄컴과 미디어텍에 지불하는 AP 구매 비용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9년 2조9791억원 ▲2020년 5조6356억원 ▲2021년 6조2116억원 ▲2022년 9조3138억원 등이다. 올해는 3분기를 지난 시점에서 이미 구매 비용이 9조원에 육박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자체 AP인 엑시노스의 부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담을 가중 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별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혼용하는 전략을 취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스냅드래곤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원가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부품을 외부 업체에 의존할 경우 자체 부품을 사용할 때보다 생산 단가와 재고 관리가 어려워 원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엑시노스 혼용이 비교적 잘 이뤄졌던 2018년과 2019년에는 삼성전자의 AP 구매 비용이 2조원대에 머물렀다. 이후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떨어진 2020년에는 5조원 중반대로 크게 늘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수익성 확보 난항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악재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사업이 사실상 버팀목 역할을 하는 와중에 원가부담이 늘어나게 되면 회사 전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의 65%인 44조200억원이 모바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에서 나왔다. 영업이익도 3조7300억원을 기록하며 반도체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해 삼성전자가 흑자를 달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반면 DS부문은 3분기 16조4400억원의 매출과 3조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가칭)에 시스템LSI 사업부가 만든 엑시노스 2400과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AP를 횬용해 탑재할 예정이다. 최상위에 위치한 울트라 모델에는 스냅드래곤을 탑재하고 일반 및 플러스 모델에는 지역별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나눠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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