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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히트 원더’ 게임사에서 국내 게임업계 희망으로 떠올라

[다크호스로 떠오른 스마일게이트]①
‘크로스파이어’ 대성공 이후 장기간 흥행작 선보이지 못해
‘에픽세븐’·‘로스트아크’ 흥행으로 반등 성공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 [사진 스마일게이트]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과거 ‘원 히트 원더’로 유명했던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 장기 흥행 등을 통해 이제는 국내 게임업계 희망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1인칭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곳이다. 창업주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는 지난 1999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지원을 받아 e러닝 업체 ‘포씨소프트’를 창업했다. 하지만 수익 악화로 2년 만에 사업을 정리한다. 이후 2002년 자본금 1억원으로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중국에서 ‘국민’ FPS로 떠오른 크로스파이어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5월 국내 오픈베타 서비스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선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국내 시장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FPS 게임 ‘서든어택’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기 시작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현지화에 몰두한다. 현지 서비스사인 텐센트와 긴밀한 협업으로 진출 초창기부터 현지 시장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인이 붉은색과 황금색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당시 FPS 게임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붉은 색과 황금색을 두른 총기들을 선보였다. 아울러 여성 캐릭터들에 중국 전통 의상을 입히고 중국어 간판, 중국풍 건물을 맵 곳곳에 등장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듬해 중국에서 동시 접속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곳곳에 진출했다. 2017년에는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 800만명을 기록했다. 크로스파이어는 현재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며 온라인과 모바일을 합쳐 이용자 10억명을 확보한 메가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흥행으로 창립 이후 계속해서 승승장구했지만, 흥행 게임이 크로스파이어 하나라는 점에서 ‘원 히트 원더’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흥행 게임을 여럿 보유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2018년 8월 자회사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를 통해 모바일게임 ‘에픽세븐’을 선보였다. 에픽세븐은 출시 이후 운영 미숙 등으로 유저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고, 소통에 힘을 쏟으며 흥행 역주행에 성공한 케이스다. 지금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흥행…‘원 히트 원더’ 꼬리표 벗어나 

스마일게이트의 또 다른 효자 게임은 바로 로스트아크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 RPG가 2011년부터 개발한 PC 온라인 기반의 MMORPG로 지난 2018년 11월 정식 출시됐다. 혼자서 다수의 적을 쓸어버리는 박진감 넘치는 핵앤슬래시(Hack & Slash) 방식의 전투 콘텐츠, 동서양을 아우르는 방대한 세계관, 항해를 통해 다양한 섬들을 탐험하며 다른 유저들과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항해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로스트아크 이미지 [사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출시 첫날 동시 접속자 수 25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출시 일주일 만에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을 넘어서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로스트아크는 평소 외부 활동을 잘 하지 않는 권혁빈 CVO가 2014년 11월 제작발표회에 직접 등장해 환영사를 한 데 이어 2018년 9월 진행한 출시 쇼케이스에도 직접 참석할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던 게임이다.  
 
로스트아크는 장기 흥행에도 성공했다. 출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른바 ‘숙제’라고 불리는 콘텐츠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2020년 8월 시즌2 업데이트 이후 숙제 콘텐츠들을 대거 줄였다. 아울러 신규 클래스 추가 및 유저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복귀 유저가 크게 늘었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든든한 캐시카우인 크로스파이어와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의 흥행에 힘입어 2020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금강선 디렉터의 진심 어린 소통은 많은 유저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021년 12월 열린 온라인 모험가 축제 ‘로아온 윈터’에서 금강선 디렉터는 게임 속 캐릭터인 ‘이고바바’ 인형 탈을 쓰고 깜짝 등장해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는 등 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금강선 디렉터의 ‘매출 17% 포기’ 발언은 게임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는 게임 내 ‘골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이후에도 금강선 디렉터는 유저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이어 나갔고, 메인 디렉터의 적극적인 소통에 감동한 유저들은 자발적 기부 릴레이로 이에 보답했다.

이러한 로스트아크 방식의 소통은 다른 게임사들에도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실제로 로스트아크가 소통을 강화한 이후 다른 게임사들도 유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유저들이 불매 운동을 벌이던 일부 게임들까지 빠르게 민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의 호실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771억원, 영업이익 64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 늘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이후 이렇다 할 흥행 게임을 배출하지 못해 ‘운 좋게 성공한 게임사’라는 소리를 오랜 기간 들어왔다”며 “그러나 로스트아크 대성공 이후, 이제는 업계에서도 개발력과 운영 능력을 인정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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