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능선 넘은 티빙·웨이브 합병?…남은 과제도 ‘산 넘어 산’
합병 MOU 체결…합병 논의 급물살
30% 넘긴 시장점유율…공정위 심사 복병
복잡한 지분구조…합병비율 산정도 난항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 사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통합 법인의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복잡한 지분구조 탓에 합병비율 산정 과정도 진통이 전망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035760)의 티빙과 SK스퀘어(402340)의 웨이브(콘텐츠웨이브)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전날 체결했다. 현재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 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주 간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 맞지만, 상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CJ ENM이 최대주주가 되고 SK스퀘어는 2대 주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추정한 통합법인 지분 구조는 CJ ENM이 27~28%, SK스퀘어가 17~18%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초 본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 합병까지는 공정위 심사와 지분구조 정리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티빙이 KT 시즌을 흡수합병할 당시 공정위는 양 사 합산 점유율이 18%로 넷플릭스(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합병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은 32%를 넘는다.
복잡한 지분 구조 탓에 합병비율 산정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양 사 모두 외부투자를 유치하며 사세를 확장해온 만큼 여러 기업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어서다. 티빙의 경우 최대주주 CJ ENM(41%)을 비롯해 △SLL중앙(중앙그룹) 27% △KT스튜디오지니 12% △네이버 9% △미디어그로스케피탈제1호(JCGI) 11% 등이 지분을 쥐고 있다.
웨이브는 △SK스퀘어 36% △SBS 20% △MBC 20% △이케이비에스 18% △SK스퀘어아메리카 4% △한국방송공사(KBS) 2% 등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합병비율에 대해선 흑자 전환 시점이 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티빙 측에 유리하게 책정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마지막 증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를 보면 티빙(1조8600억원)이 웨이브(1조4151억원)를 앞서고 있다. 합병 비율 선정에 이같은 기업가치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 서비스 모두 다양한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가 존재해 모두를 충족하는 거래가 쉽지 않다”며 “이미 2024년부터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티빙이기에 기업가치, 합병비율 등 산정에 있어 웨이브 측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CJ ENM이 통합 법인의 지분율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단순 합병 시 예상되는 CJ ENM의 지분율은 20%대로 추정되는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비상장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CJ ENM이 통합 법인 지분 10~20%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웨이브 입장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한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본부와 사모펀드 운용사(PE) SKS프라이빗에쿼티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만기가 다가오는데, 누적된 적자로 해결 방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양 사의 합병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분명할 거란 기대감이 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합병 법인의 핵심 콘텐츠 역량은 국내 5대 채널의 영상을 한 번의 구독으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티빙과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에 파라마운트+와 HBO 드라마까지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국내 OTT 시장은 강력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와 글로벌 콘텐츠를 앞세운 넷플릭스, 사실상 한국의 모든 TV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티빙·웨이브 합병 법인, 스포츠 중계로 차별화를 꾀하는 쿠팡플레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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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035760)의 티빙과 SK스퀘어(402340)의 웨이브(콘텐츠웨이브)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전날 체결했다. 현재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 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주 간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 맞지만, 상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CJ ENM이 최대주주가 되고 SK스퀘어는 2대 주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추정한 통합법인 지분 구조는 CJ ENM이 27~28%, SK스퀘어가 17~18%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초 본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 합병까지는 공정위 심사와 지분구조 정리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티빙이 KT 시즌을 흡수합병할 당시 공정위는 양 사 합산 점유율이 18%로 넷플릭스(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합병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은 32%를 넘는다.
복잡한 지분 구조 탓에 합병비율 산정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양 사 모두 외부투자를 유치하며 사세를 확장해온 만큼 여러 기업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어서다. 티빙의 경우 최대주주 CJ ENM(41%)을 비롯해 △SLL중앙(중앙그룹) 27% △KT스튜디오지니 12% △네이버 9% △미디어그로스케피탈제1호(JCGI) 11% 등이 지분을 쥐고 있다.
웨이브는 △SK스퀘어 36% △SBS 20% △MBC 20% △이케이비에스 18% △SK스퀘어아메리카 4% △한국방송공사(KBS) 2% 등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합병비율에 대해선 흑자 전환 시점이 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티빙 측에 유리하게 책정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마지막 증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를 보면 티빙(1조8600억원)이 웨이브(1조4151억원)를 앞서고 있다. 합병 비율 선정에 이같은 기업가치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 서비스 모두 다양한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가 존재해 모두를 충족하는 거래가 쉽지 않다”며 “이미 2024년부터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티빙이기에 기업가치, 합병비율 등 산정에 있어 웨이브 측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CJ ENM이 통합 법인의 지분율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단순 합병 시 예상되는 CJ ENM의 지분율은 20%대로 추정되는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비상장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CJ ENM이 통합 법인 지분 10~20%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웨이브 입장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한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본부와 사모펀드 운용사(PE) SKS프라이빗에쿼티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만기가 다가오는데, 누적된 적자로 해결 방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양 사의 합병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분명할 거란 기대감이 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합병 법인의 핵심 콘텐츠 역량은 국내 5대 채널의 영상을 한 번의 구독으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티빙과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에 파라마운트+와 HBO 드라마까지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국내 OTT 시장은 강력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와 글로벌 콘텐츠를 앞세운 넷플릭스, 사실상 한국의 모든 TV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티빙·웨이브 합병 법인, 스포츠 중계로 차별화를 꾀하는 쿠팡플레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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