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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게임사도 뛴다…유저 경험 고도화 위해 AI 적극 도입

[챗GPT 1년, 세상이 변하다]③
넥슨·엔씨·넷마블 등 생성형AI 활용 연구…게임 콘텐츠까지 개발

더 파이널스 이미지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오래전부터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던 게임사들은 챗GPT 등장 이후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자사 게임에 AI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생성형 AI란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오픈AI의 챗GPT가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오래전부터 AI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지속해 오고 있다.

넥슨은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전 분석본부)를 설립했다. 인텔리전스랩스의 목표는 게임에 적용된 부가 기능의 고도화는 물론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적용함으로써 고객이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엠바크 스튜디오, 내레이션·캐릭터 음성 AI로 구현

이를 위해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룰, 시나리오, 그래픽 등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도 개인화 메시지, 광고 효율화, 다양한 추천 서비스를 비롯해 게임 플레이와 연계된 유저 경험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넥슨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AI에 대한 연구와 활용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명 게임 디렉터의 목소리와 억양을 거의 동일하게 생성하거나 이러한 음성 생성 기술을 이용해 성우 녹음 없이 NPC에 목소리를 입히고, 유저의 컨트롤에 반응하는 실시간 경기 해설을 제공하는 등이다. 더 나아가 AI 페르소나를 통해 정해진 스크립트를 벗어나 게임 속 세계관을 반영한 NPC∙유저 간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음성은 언어에 상관없이 빠른 생성과 변조가 가능하다.

실제로 넥슨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에는 AI가 만든 음성이 도입돼 유저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내레이션과 캐릭터 음성 일부를 AI ‘텍스트 투스피치’(TTS) 기술을 통해 구현했다. TTS는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AI가 실제 사람이 녹음한 것처럼 음성을 합성하는 기술이다.

넥슨은 지난 10월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유해 이미지 탐지 AI 모델의 성능을 고도화하기도 했다. 넥슨의 유해 이미지 탐지 시스템은 이용자들에게 공유되는 콘텐츠에 외설, 혐오, 폭력, 차별 등의 부적절한 요소가 있는지를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사용해 탐지하는 기술로, 게임 분야에 특화된 성능을 자랑한다. 이번 넥슨과 구글 클라우드의 협업은 국내 게임사 중 글로벌 AI 기업과 협력해 유해 이미지 탐지에 선도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한 최초 사례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지난 2011년 AI 연구조직을 꾸렸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300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 면에서 크게 성장했고 폭넓은 AI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됐다.

현재 엔씨의 AI 연구조직은 게임과 연관된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뿐만 아니라 엔씨의 ‘차세대 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등 엔씨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의 기술들을 두루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엔씨 AI 연구조직은 AI 센터와 NLP센터 두 센터를 포함, 세부 AI 분야별 전문 연구 부서로 10여 개 이상의 랩(Lab)으로 구성돼 분야별로 특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엔씨, AI 언어 모델 ‘바르코’ 공개

특히 엔씨는 최근 거대언어모델(LLM), 텍스트 생성, 챗봇, 이미지 생성 AI 등 다양한 생성형 AI들을 활용한 게임 개발 도구들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언어 모델 ‘바르코’(VARCO) LLM을 공개하기도 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엔씨가 직접 선별한 고품질 데이터로 학습된 바르코 LLM은 Q&A, 챗봇, 요약, 정보 추출 등 다양한 자연어처리(NLP) 기반 AI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엔씨는 바르코 LLM을 개발하기 위해 ‘클라우드 TPU’를 도입, 지난 1년 동안 AI모델 학습을 진행했다. 클라우드 TPU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구글 클라우드의 맞춤형 머신러닝 가속기(ASIC)로 챗봇, 코드 생성, 미디어 콘텐츠 생성 등 다양한 사용 사례를 지원한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는 바르코 LLM을 기반으로 게임 콘텐츠 개발은 물론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플랫폼, 대화형 언어모델 등 다양한 AI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플레이어와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이 가능한 NPC 모델을 개발 중이며, 향후 플레이어 행동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게임 이용자들의 플레이 만족도와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다양한 AI 기술을 연구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를 설립했다. 

넷마블 AI센터는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로 구분된다. 각 부서 명칭에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내는 넷마블의 DNA가 담겨 있다. AI센터에서는 게임 내 밸런싱 시스템, 이상탐지 시스템, 이용자 추천 시스템 등을 도입해 게임 플레이의 재미와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AI를 제작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게임 개발 효율화를 위해 음성, 비전, 자연어처리를 융합한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자동으로 제작하기 위해 음성 감정 인식, 얼굴 표정 제작, 립싱크 등 모듈을 종합해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 등이다.

크래프톤과 위메이드플레이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크래프톤은 지난 6월 자회사 렐루게임즈를 설립해 생성형 AI를 도입한 게임 개발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렐루게임즈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AI를 활용해 개발한 ‘푼다:AI퍼즐’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음성 인식 기술을 이용한 게임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를 개발하고 있다.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개발사 위메이드플레이도 대표이사 직속의 AI 특별팀을 꾸리고, AI 프로그램 ‘애니’가 창작한 캐릭터를 ‘애니팡’ 브랜드에 등장시킨다고 올해 4월 밝힌 바 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애니에 10만장 이상의 스케치 및 원화를 학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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