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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보다 혁신”…인뱅 3사 경영 전략은?

[3사 3색 인터넷은행]② CEO 교체한 케이뱅크, 은행·IT 전문가 모신다
국내도 좁은 카카오뱅크, 해외 진출 본격화
토스뱅크 빠른 성장에 해외 중앙은행서도 관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비대면 금융을 선포하고 시장에 뛰어든지 5년이 흐른 인터넷은행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케이뱅크는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한 외부 전문가 모시기에 가장 적극적이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지방은행을 뛰어넘어 해외로 발을 넓혔고, 토스뱅크는 혁신 상품을 통해 빠른 성장을 보여줬다. 

케이뱅크, IT 전문가를 새 CEO로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큰 변화를 보여주는 은행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서호성 행장의 연임 대신 새 행장 선임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장 교체 카드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서 행장이 2021년 2월 수장에 오른 뒤 케이뱅크의 적자 행보를 끊고 흑자 전환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후 케이뱅크는 10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서 행장은 특히 가상화폐 열풍을 읽고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어 고객과 자산을 빠르게 확대했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2021년 2월 300만명에서 올해 3분기 말 916만명으로 늘었다. 수신도 2020년 말 3조7500억에서 올 3분기 말 17조240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우형 전 BNK금융 Digital&IT부문장 및 4대 케이뱅크 은행장 최종 후보자. [사진 케이뱅크] 
다만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하며 서 행장 책임론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8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카카오뱅크는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95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은행권에선 이번 CEO 교체가 케이뱅크의 전통 은행업 강화 및 디지털금융 확대를 위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차기 행장에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알려진 최우형 전 BNK금융그룹 디지털·IT 부문장(전무)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최 후보자는 하나은행에서 약 9년간 근무하며 신용관리·외환·기업금융(IB) 등 은행 핵심 업무와 관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금융공룡 카카오뱅크, 국내 시장도 좁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메기’가 아닌 ‘금융공룡’으로 성장했다. 고객 수는 지난 3분기 말 2228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10대 이상 대한민국 인구가 48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2명 중 1명이 카카오뱅크 고객”이라고 평가했다. 월간 사용자 수(MAU)는 3분기 평균 1744만명으로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MAU 1162만명을 뛰어넘었다. 

총여신 규모는 37조원이다. 케이뱅크(12조8100억원)와 토스뱅크(11조2000억원)를 합한 규모보다 더 크다. 광주은행(23조1600억원)과 전북은행(17조4000억원)도 압도했다. 2위 지방은행인 대구은행 여신 규모(55조9000억원)도 넘본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출범 이후 올해 10월까지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신용대출 규모는 누적 기준 9조8141억원, 잔액 기준 4조1000억원이다. 과감한 금리 정책 결과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 중저신용대출의 최저 금리는 연 4.04%(2023.11.24 기준)로 연 6~7%에 달하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왼쪽)와 아르시드 난다위다야(Arthid Nanthawithaya) SCBX 대표이사가 지난 6월 15일 태국 방콕에 위치한 SCBX 본사에서 진행된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뱅크]
특히 카카오뱅크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가 중저신용자 확대에 도움이 됐다. 이 모델을 통해 기존에 대출이 거절된 중저신용자 10명 중 1명은 우량한 중저신용 고객으로 선별되고 대출 한도도 높아졌다. 

국내가 좁아진 카카오뱅크는 해외로 진출한다. 지난 6월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컨소시엄 구축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에 10%의 지분투자와 함께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협업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카뱅만의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 시장에 이식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카카오뱅크가 미래 은행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혁신 상품으로 ‘흑자 전환’ 성공 

(왼쪽부터) 김윤식 토스뱅크 IR 매니저, 박연현 토스뱅크 전략팀 매니저, 안드리우스 산카우스카스 주한리투아니아대사관 경제참사관, 김지웅 토스뱅크 최고전략책임자, 루카스 야쿠보니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최고사업책임자, 리우타우라스 질린스카스 리투아니아투자청 선임투자관, 정회승 주한리투아니아대사관 상무관 [사진 토스뱅크]

토스뱅크는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에 가장 빠른 ‘연간 흑자 달성’ 가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토스뱅크의 여신 규모는 3분기 말 기준 11조2000억원, 수신은 22조7000억원이다. 한 분기 만에 각각 1조원씩 증가했다. ‘매일 이자를 받는 수신 상품’과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등을 은행 최초로 내놓은 결과다. 고객은 11월 현재 860만명을 넘었다. 

금융권에선 토스뱅크가 내년 이후 상장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1년 8개월 만에 흑자에 성공한 이후 1년 만에 상장에 나선 바 있어 토스뱅크도 내년 연간 흑자에 성공할 경우 상장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금융권 상황도 나쁘지 않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부실 채권 불안감이 줄고 이에 따라 투자자 유치도 더 수월할 수 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의 내년 3월 연임에는 이미 청신호가 켜졌다. 올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토스뱅크에 쏠린 의혹들을 기자들에게 직접 해명 및 설명하며 불안감을 해소했고, 3분기 흑자 전환까지 만들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토스뱅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11월 10일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관계자 등이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토스뱅크만 방문했다. 지난 9월엔 태국 중앙은행 관계자가 케이뱅크와 함께 토스뱅크에 방문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2년간 이룬 성장과 혁신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 대한 기회를 고민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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