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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 쌓인 명품 늘었다…할인 판매 고민하는 세계 명품 기업

보복 소비 끝나자 명품 재고 쌓여
제도 막혀 명품 소각하기 어려워

프랑스 파리의 루이비통 매장 [사진 REUTERS/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세계 명품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보복 소비를 하려는 구매자들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하지만 감염병 대유행이 끝나고, 경기도 악화하면서 이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할인 판매' 카드도 꺼내 들며 재고 처리에 나선 모습이다.

8일(현지시각) 미국 현지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명품 브랜드가 넘쳐나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보도했다. 이들 브랜드는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팔리지 않은 제품은 소각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할인 판매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명품 시장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 시장은 올해 3620억 유로(약 514조원)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3.7%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명품 시장이 2021년 31.8%, 2022년 20.3% 팽창한 점과 비교하면 사실상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구매자들도 보복 소비를 중단한 탓으로 풀이된다. 유럽 온라인 명품 쇼핑몰인 마이테리사는 "2008년(세계금융위기) 이후 시장 상황은 최악"이라며 올해 3분기 말 재고는 1년 전과 비교해 44% 급증했다고 했다.

실제 버버리는 백화점에서 팔리지 않은 재고를 도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의 특성상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지 않고, 물량을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 브랜드는 할인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태워버리기도 했다. 2018년 2860만 파운드(약 473억원) 상당의 제품을 소각했다. 하지만 올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이 패션 제품 소각을 금지하며 명품 기업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명품 브랜드가 최근 몇 달 동안 비공식 재판매업체에 재고 판매를 제안한 징후가 나타났다고 WSJ은 전했다. 비공식 재판매업체는 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럽 소매업체 등으로부터 명품 재고를 사, 가격이 최대 33% 이상 높은 한국이나 홍콩에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는 그동안 이런 소매업체가 비공식 재판매업체에 물건을 넘기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런 전략을 포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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