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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로서의 자율주행, 플랫폼 ‘강점’…같은 듯 다른 네카오 전략

[자율주행 시대 선결 조건]④
기술적 난도 높은 자율주행, 개인화보단 서비스서 먼저 상용화 전망
‘서비스’로 성장한 플랫폼 기업, 자율주행 눈독…상용화 준비 박차
네이버랩스, 솔루션 공급 ‘주목’…카카오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방점’

카카오모빌리티가 성남시 판교 인근에 도입한 자율주행 자동차(왼쪽)와 네이버랩스가 세종특별자치시 집현동 부용산 부근에 위치한 네이버의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율주행’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의 강점을 살려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단 취지다.

자율주행은 사람의 조작 없이 교통수단이 스스로 운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운전자는 도로 위 돌발 상황은 물론 주차까지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대응한다. 자동차·셔틀 따위가 사람처럼 도로 상황에 대처해야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가능하단 의미다. 이를 구현하기까진 통신·인공지능(AI)·센서·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기술 난도가 높아 자율주행 상용화는 개인화보단 대중 서비스 측면에서 우선 실현될 것이라는 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정된 공간·조건 아래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식으로 상용화가 시작해 일상으로 순차 확산되리라는 견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비스는 플랫폼 기업이 가장 잘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편의성을 무기로 사람을 모아 수익을 창출하는 게 플랫폼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간 소비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적기에 마련, 경쟁력을 키워왔다.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IT 역량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측면에서 자율주행 시장에 진출을 타진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카카오가 자율주행 시장을 주목한 배경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에선 다소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는 IT 역량을 바탕에 둔 ‘기술 솔루션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면, 카카오는 자율주행 상용화에 필요한 다양한 기업들과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그룹에서 자율주행 시장 진출의 운전대를 잡은 계열사 성격도 사뭇 다르다. 네이버는 기술 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통해, 카카오의 경우 택시 호출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전면에 나선 구조다.

시장조사 기관 비즈윗 리서치앤컨설팅(Bizwit Research & Consulting)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7억4000만 달러(약 2조2670억원)를 기록했다. 아직 상용화 기술이 완전한 상태가 아님에도 대규모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2028년까지 연평균 20.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 기업’ 네이버, 자율주행서도 두각

네이버는 이제 단순 플랫폼 업체를 넘어 ‘기술 기업’으로 불린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면서 다양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가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조직으로 꼽힌다. AI·로보틱스·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고정밀지도(HD Mapping)·증강현실(AR) 등 연구를 통해 네이버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네이버가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수주한 1억 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도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도 네이버랩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린 성과다.

네이버가 기술 분야에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3년이다. 당시 네이버랩스를 사내 기술 연구조직으로 출범하고,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네이버의 매출 대비 연간 R&D 투자 금액은 22~25%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2조원 정도를 R&D에 지출했다. 네이버랩스에 출자한 누적 금액만 3600억원에 달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자율주행 역시 네이버랩스의 주된 R&D 분야다. 2017년 IT업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획득할 만큼 일찍부터 관심을 보였다. 네이버랩스가 이런 과정을 거쳐 쌓은 자율주행 기술은 알트라이브(ALTRIV)에 집약됐다. 인지·측위·플래닝·컨트롤 등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기술을 통합한 소프트웨어로, 자율주행차가 주야간 및 실내·외 이동 시에도 안정적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랩스 아크버스 설명 자료. [제공 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알트라이브가 탑재된 차량은 측위 기술을 바탕으로 GPS가 통하지 않는 지하 주차장에서도 끊임없는 이동이 가능하고, 주차장 내 층간 이동을 위한 협소한 램프 구간에서도 정밀한 제어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는 이 기술을 현실과 디지털세계를 연결하는 ‘아크버스’(ARCVERSE)를 구성하는 데에도 사용하고 있다. 도시 전체로 아크버스를 확장하는 데에도 알트라이브를 활용하는 식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네이버랩스는 알트라이브를 적용한 도로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는 ‘알트 프로젝트’(ALT Project)도 추진하고 있다.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실제 도로에서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와 결합한 버전을 실증해 왔고, 이를 묶어 알트비(ALT-B)란 무인 자율주행 셔틀을 만들기도 했다.

알트비는 지난 11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도입된 상태다. 운전석 및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 축구장 41개 크기의 데이터센터에서 직원이 더욱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처럼 탑승자가 정류장 키오스크에서 알트비를 호출해 탑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알트비의 각 세종 실증 과정에서 습득한 데이터를 다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 자체 기술로 개발된 셔틀이라, 서비스·연구를 동시 수행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알트비·알트라이브 등 자율주행 셔틀 기술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 자율주행 ‘구심점’ 도약 목표

네이버가 ‘기술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생태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출시한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 T 애플리케이션(앱)을 국내 최대 완성형 통합모빌리티서비스(MaaS)로 변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미래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시장을 플랫폼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양새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내비와의 연계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쌓았다”며 “디지털 맵과 라우팅 등 모빌리티 기능을 고도화하며 쌓은 기술력은 미래 이동 기술 개발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향후 다양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같은 모빌리티 기술 결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단 취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기관과 협업을 늘리는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12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손잡고 세종시에서 국내 최초로 플랫폼 기반의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2021년 12월에는 경시도 성남시 판교 인근에서 자체 기술로 구현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T는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호출하는 데 사용된다. 지난 9월엔 ‘KM 자율주행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하고 협업 기업을 지속해 늘리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그간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AI 배차 알고리즘 ▲GPS 정보 처리 노하우 ▲맵매칭 기술 ▶LTE 기반 실내 측위기술(FIN) 등의 기술을 쌓았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필수 요인으로도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한 고정밀지도 제작을 목적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자동차·로봇 등 이동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인프라 환경도 직접 구축하고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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