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글로벌 빅파마’와 어깨 견준다…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통합 셀트리온’ 새 출범…매출원가율 감소 기대
기우성·김형기·서진석 3인 각자대표 체제 구축
“2030년 매출 12조원 목표”…셀트제약 합병도 추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 셀트리온]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을 완료했다.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견줄 ‘빅파마’ 도약을 자신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은 2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완료됐다. 통합 셀트리온의 새 출범이다. 회사 측은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합병 절차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면서 강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와 신약 개발을 영위해 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개발·생산한 의약품의 해외 유통을 전담해 왔다. 회사 측은 “개발부터 판매까지 사업구조 일원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늘려 2030년까지 매출 목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해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하는 선임 안건도 함께 의결했다. 각자대표로는 ▲기우성 제조개발사업부 총괄(부회장·현 셀트리온 대표이사) ▲김형기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부회장·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의장·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그룹은 3인 각자대표 체제로 구축의 배경으로 ‘신속하고 혁신적인 의사 결정’과 ‘성장 가속화’를 꼽았다.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에 분산돼 있던 자산도 통합, 이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추진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라이선스인 ▲인수합병(M&A) ▲디지털헬스케어 등의 영역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고 짚었다.

매출원가율(매출액에 대한 매출원가의 비율)의 점진적 감축도 추진한다. 사업구조 일원화를 통해 현재 약 70% 수준인 매출원가율을 약 40%까지 낮추겠단 목표도 제시했다. 신규 시장 진입 및 입찰 참여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낮아진 원가율을 바탕으로 주요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매출과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높여 나갈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허쥬마·트룩시마·베그젤마·유플라이마·램시마SC(짐펜트라)를 상업화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6개의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며 “오는 2025년까지 11개의 제품군을 확보, 2030년까지는 총 22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셀트리온 짐펜트라 제품 이미지. [사진 셀트리온]

현재 상업화에 성공한 제품 중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가 통합 셀트리온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짐펜트라는 오는 2024년 2월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를 앞둔 상태다.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억제제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477억3600만 달러(약 62조570억원)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이중 짐펜트라가 우선 타깃으로 하는 염증성장질환(IBD) 시장은 약 98억2700만 달러(약 12조8000억원) 수준이다. 짐펜트라의 잠재적 매출 수요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를 시작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 유망신약 포트폴리오를 통해 향후 매출의 40%를 신약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자체 개발은 물론 다양한 국내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추가로 다년간 확보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질환 예방 및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향후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 배당을 높이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지속해서 실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만 총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고, 앞서 보통주 1주당 500원씩 총 1037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4360억 규모(12월 26일 종가기준)의 자사주 소각도 2024년 1월 진행할 예정이다.

통합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과도 합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이 개발·생산한 약품을 국내 유통하는 동시에 타사에서 개발한 캐미컬 의약품도 유통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제품을 구입해 판매하던 중간 절차가 사라져 매출원가율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통합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까지 품으면 셀트리온그룹의 전반적인 매출원가율 감소를 노릴 수 있다. 대외에서 끊임없이 지적된 ▲일감 몰아주기 ▲분식회계 ▲내부거래 등의 논란 역시 완화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 8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결의 이후 합병 절차가 순조롭게 완료된 것은 통합 셀트리온의 미래 가치와 경쟁력이 시장내에서 전폭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라며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다국적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사무동 전경. [사진 셀트리온]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겨울철 효자 ‘외투 보관 서비스’...아시아나항공, 올해는 안 한다

2SK온, ‘국내 생산’ 수산화리튬 수급...원소재 조달 경쟁력↑

3‘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김치 원산지 속인 업체 대거 적발

4제뉴인글로벌컴퍼니,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두번째 글로벌 기획전시

5의료현장 스민 첨단기술…새로운 창업 요람은 ‘이곳’

6와인 초보자라면, 병에 붙은 스티커를 살펴보자

7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삼성전자 HBM 승인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

8‘꽁꽁 얼어붙은’ 청년 일자리...10·20대 신규 채용, ‘역대 최저’

9'로또' 한 주에 63명 벼락 맞았다?...'네, 가능합니다', 추첨 생방송으로 불신 정면돌파

실시간 뉴스

1겨울철 효자 ‘외투 보관 서비스’...아시아나항공, 올해는 안 한다

2SK온, ‘국내 생산’ 수산화리튬 수급...원소재 조달 경쟁력↑

3‘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김치 원산지 속인 업체 대거 적발

4제뉴인글로벌컴퍼니,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두번째 글로벌 기획전시

5의료현장 스민 첨단기술…새로운 창업 요람은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