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판 전청조’ 재력가 행세 유부녀, 사기결혼으로 5억여원 갈취
한국 무용 가르치는 유산 상속녀 행세
자녀 있는 유부녀…무직에 부동산도 가짜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재력 행사를 통한 사기결혼에 수억 원의 피해를 입은 사건이 광주에서 벌어졌다. 재벌 3세 행세를 하며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와 혼인 빙자 사기를 일삼은 전청조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때 광주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일어나 관심이 쏠린다.
피해자 A씨는 지난 2017년 친구가 운영한 주점에서 우연히 아내 B(38)씨를 처음 만났다. B씨는 피해자 A씨에게 자신을 한국 무용을 전공하고, 광주의 한 강습실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친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부친 유산으로 재산을 제법 물려받아 아파트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미혼인 줄만 알았던 B씨는 사실 이미 결혼해 혼인신고한 유부녀였고, 자녀까지 있었다. 무용 전공과 강습소 운영도 모두 거짓인 무직자였고,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B씨의 거짓말은 모두 다 A씨의 환심을 사려는 연극이었다. A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만난 지 4년째인 2021년 B씨와 결혼까지 했다. 결혼을 준비하며 상견례 등에서 만난 장모는 B씨가 돈을 주고 고용한 가짜 연기자였고, 결혼식장 하객들도 돈을 받고 지인 행세를 한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그런 사실을 모른 A씨는 결혼식에서 받은 축의금까지 그녀에게 줬다. B씨 거짓말의 목적은 돈이었다. 신혼집을 마련한다며 받은 수억 원, A씨가 저축하라고 건넨 4000만원 등을 받아낸 B씨는 모두 유흥비로 쓰거나 자신의 허황한 욕망을 충족하는 데 탕진했다.
1년 남짓 유지된 신혼생활 동안 매달 생활비도 수십 차례 받아 38회에 걸쳐 총 5억7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렇게 받은 돈으로 동생 차를 사주기도 하는 등 모두 개인적으로 소비했다.
결국 B씨의 사기 결혼은 모두 들통났고, 그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돈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신뢰까지 잃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고법 형사2-3부(박성윤·박정훈·오영상 고법판사)도 10일 “피해자와 가족들은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고통과 큰 경제적인 피해를 봤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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