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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매출 최대치…LG전자 수장 조주완 “질적 성장” 일성

“기회와 위기 공존…성공정신 기반으로 실질적 성과”
“올해 신규 투자 두 배 늘릴 것…10조원 육박 전망”
“트리플7 전략으로 사업 확장…B2B 중심 성장 속도”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4’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질적 성장. 3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한 LG전자 수장이 내건 비전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4’ 현장에서 10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경영방침의 주요 키워드로 ‘한계 돌파’를 제시했다. ‘2030 미래비전 가속화’를 위한 사업 전략도 소개했다. CES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로, 올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개막해 12까지 진행된다.

조 대표는 세계 시장이 ▲탈탄소화(Electrification)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봤다. 또 시장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LG전자가 ‘실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 대표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도 반드시 이겨 나가는 성공정신(Winning Spirit)을 기반으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과정을 증명하는 고성과 조직으로의 변화를 통해 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질(質)적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경쟁력 강화에 10조원 투입”

LG전자는 최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2023년 연간 매출 84조2804억원, 영업이익 3조54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 감소한 수치다. 3년 연속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며 외연 확장에 성과를 올렸다. 특히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0.9% 상승하면서 내실 강화 측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로써 LG전자 최근 3년간 매출 연평균성장률(CAGR) 약 13%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2023년 성과를 두고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방향타 설정을 완료한 해”라고 짚었다. 올해 비전에 대해선 “본격 ‘가속 페달’(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나가는 해로 만들겠다”며 “2030 미래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시장과 고객들과의 약속인 만큼 전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반드시 달성해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 대표는 2023년 구성원들과 함께 ‘2030 미래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홈·커머셜·모빌리티·가상공간 등의 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을 이루겠단 포부다. 이를 통해 고객의 삶이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 추진이 핵심 골자다.

조 대표가 올해 경영 키워드로 ‘한계 돌파’를 내세운 배경이다. 회사는 전략(Where to Play) 관점에서 ▲기업 간 거래(B2B) ▲무형·비하드웨어 부문(Non-HW) 사업 ▲헬스케어 등 신사업 육성을 ‘중점 영역’으로 설정했다. 올해엔 이를 ‘실행’(How to Win) 관점에서 구체화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포트폴리오의 정교화와 사업 잠재력 극대화(Full Potential)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우선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사업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기반해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포트폴리오 전환과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에서 10조원을 올해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신규 투자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 합산치는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투자 범위로는 ▲전장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사이니지 등 B2B 사업 ▲웹(web) OS 플랫폼 등의 사업을 꼽았다. 회사 측은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충전이나 로봇 등 규모감 있는 사업으로 육성이 가능한 유망 영역에도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 질적 추이. [제공 연합뉴스]

“외부 성장 기회 포착할 것…M&A 얘기하길 희망”

LG전자는 올해 비전 중 하나로 ‘외부 성장’(Inorganic) 전략도 제시했다. 인수합병(M&A)·파트너십 등을 통해 역량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다. 조 대표는 이와 관련해 “M&A 대상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B2B와 신규사업 영역 쪽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는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이나 혼합현실(MR) 등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영역이나 기존 사업의 고도화 관점에서 M&A가 추진될 전망이다.

해외 사업 확대도 비중 있게 추진한다.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해외영업본부는 LG전자 전체 매출의 3분의 2 정도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회사 측은 “지역·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며 해외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해외영업본부는 해외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상향 평준화시켜 이기는 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777 전략으로 성장 자신”

조 대표는 이런 성장 방향성을 실현할 구체적 목표로 ‘트리플 7’ 전략을 내세웠다. ▲연평균성장률(CAGR) 7%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단 취지다.

회사 측은 “지난해 시장 수요 감소에도 B2B 사업 성장에 힘입어 펜트업 수요 당시에 버금가는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며 “최근 5년간 B2B 사업 연평균성장률(CAGR)은 두 자릿수를 훌쩍 넘어선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연평균성장률은 8%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B2B 사업을 통한 성장이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본다. 실제로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사업 10년 만에 연간 매출액 10조원을 달성,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B2B는 소비자 사업(B2C)과 비교해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락인(Lock-in) 효과로 고객과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G전자는 B2B를 단품 공급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더하는 고부가 사업으로 확장, 오는 2030년 매출액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한 사업으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e-파워트레인 ▲램프 등 전장 영역을 꼽았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역량 확보 ▲전기차 구동부품 고객 확대 ▲지능형램프 리더십 강화 등에 주력해 고속 성장을 이어갈 방침이다.

냉난방공조 영역도 중남미·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룰 방침이다. 회사 측은 “유럽·북미 등의 선진시장에서도 고효율·친환경 기조를 모멘텀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가전 명가 장점 살린 사업 전환 속도”

LG전자는 핵심 사업인 가전·TV 영역도 확장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영역에 콘텐츠·서비스·구독 등 ‘Non-HW’을 결합하는 사업모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전 세계 수억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구조로의 변화할 것”이라며 “HE사업본부가 지향점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하고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플랫폼 사업을 가속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외부 TV 업체뿐 아니라 스마트모니터·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webOS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플랫폼 사업의 모수(母數)를 빠르게 늘릴 방침이다. webOS 플랫폼 사업은 올해 조(兆) 단위 매출액의 규모감 있는 사업으로 육성한다.

생활가전 사업은 서비스·구독의 신규 영역을 결합한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하고 있다. 가전제품이 제공하는 기능 영역만으로는 커버하기 어려웠던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가 최종적인 목표다. 기존 정수기 등 소형 가전 위주로 진행하던 국내 구독 사업에서 대형 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기준 30%를 넘어섰고, 국내 가전 매출에서 구독 사업의 비중은 15%를 넘어섰다. 아시아 국가를 시작으로 구독 사업의 해외 확대도 본격화해 나간다.

LG전자는 통신·미디어·모빌리티·사물인터넷(IoT) 커넥티비티 등 원천기술 분야 표준특허 경쟁력을 기반으로 무형자산 사업화도 적극 추진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노하우 사업화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에서 관련 조직도 신설했다.
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 마련한 부스. 세계 최초 투명·무선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로 구성된 미디어 아트가 관람객들을 맞이하도록 꾸렸다. [사진 LG전자]

“문화는 아침 식사로 전략을 먹는다”

조 대표는 그간 구성원들과 소통할 때마다 ‘문화는 아침 식사로 전략을 먹는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를 자주 언급하기로 유명하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격언을 통해 ‘강력한 조직문화’의 필요성을 전달한 셈이다. 조 대표는 좋은 전략을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조 대표는 최근 신년사를 통해서도 “지금까지 그래왔듯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낙관적인 자세로, 각자의 도전 과제에서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시련과 어려움까지도 용기 있게 뚫고 나아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목표는 명확하고 ▲실행 속도는 빠르고 ▲과정은 완벽하며 ▲성과에 따른 보상과 ▲어려운 상황도 이겨 나가는 성공정신을 갖춘 조직으로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회사가 추구하는 담대한 낙관주의자는 ‘위기에도 길은 존재하므로, 답은 언제나 고객과 시장에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고객의 더 나은 삶을 향해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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