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 피자에 등 돌린 소비자들…대신 ‘이것’ 택했다
[외면받는 피자] ②
피자 외식 물가 고공행진…전년대비 12월 상승률 9.9%
배달피자 수요 줄고, 냉동피자 수요 증가
1인 가구 증가·비싼 피자 가격·배달 메뉴 다양화 등 원인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집에서 에어프라이어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냉동피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속된 물가 상승으로 피자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배달피자 대신 저렴한 냉동피자와 1인 피자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1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피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9% 오르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6%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패스트푸드 업종인 햄버거(5.4%), 치킨(4.7%)보다도 오름폭이 크다.
지난해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최근 피자 라지(L) 사이즈 한 판의 배달 가격은 4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격 부담에 더해 1인 가구가 주소비축으로 올라서고, 소비 침체가 맞물리면서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은 위축되고 대안으로 냉동 제품이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가성비 피자 급부상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의 부진은 다른 배달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소비자 가격 때문이다. 각 프랜차이즈 업체의 정가 기준 피자 1판 가격은 대체로 3만~4만원대다. 최근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배달 및 음식 문화가 발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 메뉴가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음식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피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또한 피자 업체들의 실적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피자는 주로 여러 명이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수요가 줄고 있다.
기존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고전하는 틈을 타 저가 피자 시장에는 기존 외식업체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22년 3월 ‘노브랜드피자’를 론칭하고 가맹사업에 나섰으며 맘스터치도 ‘맘스피자’를 앞세워 가성비 피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또한 2022년부터 ‘빽보이피자’를 선보였다. 이 피자들의 가격은 모두 1만~2만원대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비가 상승하고 피자 주요 브랜드 외 가성비 브랜드가 많아져 피자를 사먹는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브랜드 피자를 찾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부터 30년째 ‘9900원’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이랜드그룹의 피자몰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에는 3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16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1인 피자’로 유명해진 ‘고피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어난 143억원을 기록했다. 첨단 자동화 기술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2019년 인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냉동 피자, 업계 위협 가속화
줄어든 배달 피자 수요는 냉동피자로 몰리고 있다. 냉동피자 시장은 기술력과 레시피가 뛰어나 제품의 맛과 종류의 질이 크게 향상돼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900억원 ▲2020년 1255억원 ▲2021년 1430억원 ▲2022년 1590억원 ▲2023년 1685억원(예상)으로 증가했다.
냉동피자 인기에 힘입어 냉동피자 사업에 뛰어든 식품업체도 전년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뚜기 냉동 피자 제품은 2022년 1억개 판매를 돌파했고, 3분기 누적 매출액만 약 370억원에 이른다. 신세계푸드의 냉동피자 매출은 4년 동안 210% 성장했다.
배달피자에 비해 냉동피자는 가성비가 좋고, 조리와 취식 과정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확대돼 간편히 해동 과정을 거치더라도 전문점 수준의 조리가 가능해졌다.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와 먹기 적당한 크기 등의 이유 등도 1인 가구들이 냉동 피자를 선택하는 요인이다.
피자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냉동 제품은 전자레인지를 활용했을 때보다 맛이 좋다”며 “냉동피자도 충분히 집에서 간편히 피자를 즐기는데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피자는 토핑 여부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시장 자체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로 접어들어 냉동피자 시장은 매년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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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1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피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9% 오르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6%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패스트푸드 업종인 햄버거(5.4%), 치킨(4.7%)보다도 오름폭이 크다.
지난해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최근 피자 라지(L) 사이즈 한 판의 배달 가격은 4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격 부담에 더해 1인 가구가 주소비축으로 올라서고, 소비 침체가 맞물리면서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은 위축되고 대안으로 냉동 제품이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가성비 피자 급부상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의 부진은 다른 배달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소비자 가격 때문이다. 각 프랜차이즈 업체의 정가 기준 피자 1판 가격은 대체로 3만~4만원대다. 최근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배달 및 음식 문화가 발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 메뉴가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음식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피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또한 피자 업체들의 실적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피자는 주로 여러 명이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수요가 줄고 있다.
기존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고전하는 틈을 타 저가 피자 시장에는 기존 외식업체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22년 3월 ‘노브랜드피자’를 론칭하고 가맹사업에 나섰으며 맘스터치도 ‘맘스피자’를 앞세워 가성비 피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또한 2022년부터 ‘빽보이피자’를 선보였다. 이 피자들의 가격은 모두 1만~2만원대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비가 상승하고 피자 주요 브랜드 외 가성비 브랜드가 많아져 피자를 사먹는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브랜드 피자를 찾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부터 30년째 ‘9900원’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이랜드그룹의 피자몰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에는 3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16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1인 피자’로 유명해진 ‘고피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어난 143억원을 기록했다. 첨단 자동화 기술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2019년 인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냉동 피자, 업계 위협 가속화
줄어든 배달 피자 수요는 냉동피자로 몰리고 있다. 냉동피자 시장은 기술력과 레시피가 뛰어나 제품의 맛과 종류의 질이 크게 향상돼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900억원 ▲2020년 1255억원 ▲2021년 1430억원 ▲2022년 1590억원 ▲2023년 1685억원(예상)으로 증가했다.
냉동피자 인기에 힘입어 냉동피자 사업에 뛰어든 식품업체도 전년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뚜기 냉동 피자 제품은 2022년 1억개 판매를 돌파했고, 3분기 누적 매출액만 약 370억원에 이른다. 신세계푸드의 냉동피자 매출은 4년 동안 210% 성장했다.
배달피자에 비해 냉동피자는 가성비가 좋고, 조리와 취식 과정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확대돼 간편히 해동 과정을 거치더라도 전문점 수준의 조리가 가능해졌다.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와 먹기 적당한 크기 등의 이유 등도 1인 가구들이 냉동 피자를 선택하는 요인이다.
피자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냉동 제품은 전자레인지를 활용했을 때보다 맛이 좋다”며 “냉동피자도 충분히 집에서 간편히 피자를 즐기는데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피자는 토핑 여부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시장 자체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로 접어들어 냉동피자 시장은 매년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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