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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저기요~” 사라졌다…태블릿·QR 주문 전성시대

[테이블오더 열국지] ①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테이블오더 서비스 인기
점주들, 과다 수수료·취약한 보안 등 부작용 확인해야

KT 직원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하이오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KT]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외식업자들이 갈수록 커지는 인건비 부담의 해결책으로 테이블오더를 도입하고 있다. 손님이 직접 태블릿이나 QR코드를 이용해 주문할 수 있어 주문을 받는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에 신생 업체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대기업까지 뛰어들면서 테이블오더 시장의 경쟁이 열국지(列國志)를 방불케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37만명으로 2022년 8월보다 3만4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임금근로자는 3만8000명 늘어난 672만4000명이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합친 것을 의미한다. 인건비 부담에 고용 직원 수는 줄고 1인 자영업자는 늘어난 셈이다.

이런 현상은 음식점, 주점업 등 외식산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산업 정보 플랫폼 ‘더(The)외식’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외식업 사업체 수는 증가하는 반면, 종사자 수는 감소하고 있다. 소위 ‘나 홀로 사장님’이라 불리는 식당 주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주문’(오더)은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인건비를 아낀다고 업주들이 무작정 주문 담당 직원을 해고하거나 스스로 모든 주문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으로 등장한 것이 테이블오더 시스템이다.

테이블오더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자리마다 비치된 태블릿이나 QR코드 등을 통해 주문과 결제, 요청 사항까지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은 편의성이 증대되고, 사업자 입장에서도 인건비 절감과 실시간 주문 현황 파악 등이 가능해져 ‘일석이조’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태블릿 vs QR…테이블오더 승자는

테이블오더는 크게 태블릿 방식과 QR코드 방식으로 양분된다. 태블릿 기반 업체에는 티오더·페이히어·메뉴잇 등이 있고, QR 기반 업체에는 핸드오더·테이블로·투디엠 등이 있다.

현재 태블릿 진영의 점유율 1위는 티오더다. 지난 2019년 설립 이후 약 4년 동안 누적 설치 대수는 10만대가 넘었으며, 월평균 이용객만 2000만명이 넘는다. 교촌치킨·명륜진사갈비·연안식당 등 익숙한 음식점 브랜드들이 포진돼 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032640)와 손잡고 전용 테이블오더 요금제(U+티오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페이히어는 가맹점 수가 지난 2022년 10월 테이블오더 서비스 출시 이후 지난해 말 기준 누적으로 4만7000개를 돌파했다. 테이블오더 업계 중 유일하게 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POS)과 테이블오더 시스템을 모두 자체 개발·제작했다는 특징이 있다. KT(030200)의 경우 지난해 5월 테이블오더 서비스 ‘하이오더’를 선보였다. 기존의 통신사 인프라로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해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이블오더 업체 핸드오더의 디지털 QR 생성기. [사진 핸드오더]
최근에는 태블릿의 대항마로 QR코드 기반 테이블오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비용이 태블릿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태블릿은 기기 구입비, 유지·보수 비용, 서비스 사용료 등으로 기기당 월 3만원가량 발생한다. 그러나 QR코드 테이블오더는 서비스 사용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태블릿 방식보다 많게는 10분의 1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기기가 없기 때문에 고장이나 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테이블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인건비 아끼려다 ‘수수료 폭탄’?

하지만 신생 시장인 만큼 테이블오더를 둘러싼 잡음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 일부 테이블오더 업체들에서 소상공인에 대해 과다한 수수료를 부과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테이블오더는 전자결제지급대행사(PG) 또는 부가가치통신망사업자(VAN)와 가맹 계약을 맺고 결제를 진행한다. VAN 가맹의 경우 카드사 수수료만 생해 수수료율은 0.5~1.5% 수준이다. 반면 PG사 가맹업체는 카드 수수료 외 PG 수수료(약 2~3%)가 추가로 발생한다. 바로 이 부분을 PG 가맹 기반 업체들이 계약 시 상인들에게 명확히 고지하지 않아 ‘수수료 폭탄’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테이블오더 업계 관계자는 “초기 몇 달 무료 등 프로모션에 홀려 소상공인들이 수수료 정책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영세 테이블오더 업체의 경우 돌연 폐업하기도 한다”며 “자영업자들이 테이블오더 업체 선정을 보다 꼼꼼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QR코드 기반 업체들에서는 보안 관련 문제가 지적된다. 최근 몇 년 동안 QR코드를 스캔하면 악성코드가 탑재된 앱 설치를 유도하는 ‘큐싱’(QR코드 피싱)이 성행하고 있어서다.

다만 업체들은 보안성을 강화하는 자구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핸드오더는 디지털 QR 생성 기기를 자체 개발해 매일 QR코드를 새로 생성한다. 또 외부에서 QR코드 연동 웹 주소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 3중 보안 솔루션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식당 밖에서 주문하는 악용 사례를 차단한 것이다. 핸드오더 운영사 아치서울은 이 같은 기술로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4’에 참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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