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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 ‘사나이 울리는’ 광고 카피 38년 만에 지운다

‘인생을 울리는’ 카피로 일반인 모델 새 광고

'인생을 울리는'이란 카피를 사용한 농심 신라면 새 광고. [사진 농심 유튜브 스크린샷]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농심이 대표 제품 신라면의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광고 카피를 대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신라면 광고는 일반인 모델을 활용해 누구나 갖고 있는 라면에 대한 추억을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했다. 농심의 새 TV 광고에는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새로운 카피가 들어간다. 일반인 모델을 활용해 일상의 순간을 함께하는 대한민국 대표 라면의 친근함과 일상성을 강조하는 콘셉트다. 

출시 이후 줄곧 사용된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카피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맛있게 매운맛을 강조했다면, 새롭게 선보이는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정서적 교류를 나누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카피를 더는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성평등을 향해 가는 사회 변화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나이 올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는 신라면이 처음 출시된 1986년 나왔다. 남자는 씩씩하고 강해야 한다는 성 고정관념이 강하던 시절이다. 2021년 작고한 농심 창업자 고(故) 신춘호 회장이 자신의 성을 따서 신라면이란 이름을 붙이고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도 직접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박지성, 송강호·유해진, 최수종, 류수영·박형식 등이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을 외쳤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은 손흥민이 모델로 출연한 신라면 광고에도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문구가 사용되기는 했지만 이보다는 ‘세계를 울리는’이라는 카피가 부각됐었다.  

이전까지의 신라면 광고는 농심 계열사 농심기획에서 맡았다. 새로운 광고는 LG 계열 광고 대행사 HS애드가 맡는다. 광고 제작사 변경은 농심이 농심기획을 청산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농심기획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법인 청산을 확정했다. 이후 농심기획의 유일한 개인주주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신현주 부회장은 신 회장의 장녀다. 

농심기획 최대주주는 농심으로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고 신 부회장이 나머지 10%를 들고 있다. 신 부회장과 함께 문재한 농심기획 대표도 사임했다. 농심기획은 1996년 신 회장의 지시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뒤 그룹 계열사의 광고를 도맡아왔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기획이 국내 광고 제작사들 중에 규모도 작고 기존에 너무 전통적인 형태의 광고에만 역량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보니 다른 역량이 있는 기획사들과의 관계를 만들고 싶어서 좀 많이 검토를 하게 돼서 매각에 대해서 추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라면이라는 제품이 한 40년 정도 국민들하고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역사가 있었다”며 “더 많은 국민들과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그런 제품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광고 카피가 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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