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파괴자고 누가 수호자인가[아트 갤러리]
선악의 대결을 소재로 한 콘텐츠에서 주인공은 주로 평범한 인간이지만 아름답고 강인한 모습으로, 검은 속내를 가진 악은 흉측한 괴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남진우 작가의 작품 ‘괴물들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괴물의 모습은 낯설게 보입니다. 대왕오징어를 닮은 괴물의 커다란 눈에서는 악의 잔혹함과는 다른 결의 감정이 비쳐지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오랜시간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의 고독한 정서는 그가 좋아한 만화에서조차도 주인공보다 악당에게, 그리고 대왕오징어와 같은 낯선 생명체에게 더 관심을 갖게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질적인 존재는 악당이 되고 결국 인간을 닮은 영웅에게 패배한다는 이 당연한 공식이 작가에게는 다른 의미로 비쳐졌습니다. 작가가 경험하는 현실은 선과 악이 만화처럼 분명히 구별되지 않고 실제로는 쉽게 그 위치가 전복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남진우 작가가 써내려 가는 서사시에서도 우리는 등장인물 중 누가 파괴자고 수호자인지 밝혀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미소년의 모습으로 괴물을 뜯어 먹는 영웅보다 홀로 적과 맞서는 괴물이 신화나 성경에서 볼법한 영웅의 모습에 더 근접해 보입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남진우 작가는 광목천으로 만든 입체 작업부터 콜라주, 성당의 부조 장식처럼 화면을 이루는 각 요소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등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고전적인 종교화 양식, 오페라 무대의 연출 방식 등에서 영향을 받은 남진우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괴물의 모습은 극적이고 숭고하게 표현됩니다. 도산대로에 위치한 송은에서 2월 24일까지 진행하는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남진우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외에서 오랜시간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의 고독한 정서는 그가 좋아한 만화에서조차도 주인공보다 악당에게, 그리고 대왕오징어와 같은 낯선 생명체에게 더 관심을 갖게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질적인 존재는 악당이 되고 결국 인간을 닮은 영웅에게 패배한다는 이 당연한 공식이 작가에게는 다른 의미로 비쳐졌습니다. 작가가 경험하는 현실은 선과 악이 만화처럼 분명히 구별되지 않고 실제로는 쉽게 그 위치가 전복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남진우 작가가 써내려 가는 서사시에서도 우리는 등장인물 중 누가 파괴자고 수호자인지 밝혀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미소년의 모습으로 괴물을 뜯어 먹는 영웅보다 홀로 적과 맞서는 괴물이 신화나 성경에서 볼법한 영웅의 모습에 더 근접해 보입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남진우 작가는 광목천으로 만든 입체 작업부터 콜라주, 성당의 부조 장식처럼 화면을 이루는 각 요소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등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고전적인 종교화 양식, 오페라 무대의 연출 방식 등에서 영향을 받은 남진우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괴물의 모습은 극적이고 숭고하게 표현됩니다. 도산대로에 위치한 송은에서 2월 24일까지 진행하는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남진우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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