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검색’ 시대, 네이버 점유율 86.4% 의미 [수(數)크릿]
아이지에이웍스 인터넷·브라우저 앱 사용자 수 점유율 조사
네이버 86.4% vs 크롬 70.3% vs 구글 64.1% vs 다음 16.9%
네이버, 1997년 설립 후 줄곧 외산 플랫폼 거센 진격에 대응
수는 현상을 나타내는 가장 적합한 단어입니다. 유행·변화·상태·특성 등 다소 모호한 개념에도 숫자가 붙으면 명확해지곤 하죠. 의사결정권자들이 수치를 자주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 역시 성과·전략 따위를 수의 단위로 얘기합니다. 수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을 만나 높은 정밀성은 물론 다양성도 갖춰가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다양한 수치 중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꼽아 연재합니다. 수(數)에 감춰진 비밀(Secret), 매주 수요일 오전 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점유율 평균 86.4%.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사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활용해 작성한 마케팅클라우드 ‘빅테크 플랫폼 트렌드 리포트’에 나온 수치인데요.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인터넷·브라우저 애플리케이션(앱) 업종 사용자 수 조사에서 네이버는 점유율 평균치 86.4%를 써내며 국내 1위에 올랐습니다. 이 기간 ▲크롬 70.3% ▲구글 64.1% ▲다음 16.9%로 조사됐죠.
이탈률 역시 네이버가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이탈률 평균은 11.0%에 그쳤는데요. 반면 크롬은 14.2%, 구글은 15.5%로 집계됐습니다. 다음은 22.7%를 기록했고요.
‘국민 플랫폼’으로 불리는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브라우저 앱 분야에서 굳건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재확인됐습니다. 그래서 86.4%란 수치는 어쩌면 별다를 게 없는 내용으로 여겨지실 것도 같은데요.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IT업계에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조사 기간’에 있는데요. 2023년 하반기엔 특히 인터넷·브라우저의 핵심인 ‘검색 서비스’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시대에 과연 검색 포털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을까’란 궁금증이 업계에서 자주 등장하기도 한 시기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의미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은 겁니다.
네이버가 기록한 점유율 86.4%란 수치는 그래서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현존 최고 AI 기업’으로 불리는 구글이 한국 시장을 정조준했음에도 이용자의 인터넷·브라우저 앱 이용 행태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점 ▲구글의 진격에도 네이버가 ‘또다시’ 시장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한국 특화’로 시장 방어
‘검색 공룡’ 구글은 세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만큼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죠. 네이버의 존재 때문입니다.
외산 플랫폼의 한국 시장 진출은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되고 1995년 인터넷 인프라가 깔린 이후로 줄곧 거세게 전개됐습니다. 검색 시장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태동할 때부터 구글·야후·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포털은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였는데요.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삼성SDS 사내 벤처팀에서 ‘웹글라이더’를 만들고, 검색 엔진에 주목한 시점은 1997년입니다. 네이버는 설립 후부터 줄곧 외산 기업과의 경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죠.
네이버는 이런 상황에서 지식iN·쇼핑·길 찾기·정책 정보 등을 한국적 특색을 입힌 서비스를 무기로 성과를 만들어 왔습니다. ‘국가적 특색’으로 구글이 진출하지 못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한국은 자체적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검색 포털을 지닌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네이버는 2009년 스마트폰 대중화 때도 서비스 전환을 적기에 이뤄내면서 시장을 방어하는 데 성공하죠. 스마트폰 시대에 완전히 접어든 이후 네이버는 검색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영향력을 한국에서 더욱 키웠습니다. 외산 기업의 국내 진출은 이 때문에 더욱 요원해졌고요.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시장에 변곡점이 나타난 건 한국시간으로 2022년 12월 1일을 기점으로 하는데요. 미국 기업 오픈AI(Open AI)가 챗GPT(Chat GPT)를 이때 내놓으면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 경쟁 촉발됐기 때문입니다. AI에 대한 원천 기술을 다수 보유한 구글은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고, 검색과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냅니다. 오픈AI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한 MS 역시 빙(Bing)의 고도화를 이루고요.
이들 기업은 한동안 포기했던 한국 시장에 다시 눈독을 들이는 ‘자연스러운 절차’를 밟습니다. 구글이 지난해 11월 생성형 AI를 결합한 차세대 서비스의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 게 대표적입니다. 차세대 서비스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단 의도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기술을 들고 다시 한국을 찾은 외산 기업의 공격에 방어할 수단을 이번에도 적기에 마련합니다. 지난해 8월 24일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반인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공개했죠. 이를 기반으로 2023년에만 ▲‘네이버판 챗GPT’로 불리는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8월) ▲생성형 AI 검색 ‘큐:’(9월) ▲블로그 등에서 창작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생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10월) 등 소비자향(B2C) 서비스를 다수 내놓습니다. 앞선 경쟁에서 ‘한국 특화 콘텐츠’로 안방을 방어한 네이버는 이번엔 ‘AI 기술력’을 무기로 이용자의 손을 붙잡겠다는 전략을 펼치죠.
네이버의 평균 점유율 86.4%과 이탈률 11%. 크롬·구글에 비해 높은 점유율과 낮은 이탈률은 네이버의 그간의 시도가 한국 이용자에게 유의미한 서비스로 이어졌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1년간 줄곧 이어진 외산 플랫폼의 진격을 기술력으로 방어한 네이버는 이제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린다고 합니다. 한국어 서비스를 넘어 글로벌에서도 네이버는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플랫폼 기업의 사업 핵심은 편의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아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서비스 밑단부터 차근히 내실을 다져온 네이버의 경쟁력이 이제 기술력 측면에서도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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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점유율 평균 86.4%.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사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활용해 작성한 마케팅클라우드 ‘빅테크 플랫폼 트렌드 리포트’에 나온 수치인데요.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인터넷·브라우저 애플리케이션(앱) 업종 사용자 수 조사에서 네이버는 점유율 평균치 86.4%를 써내며 국내 1위에 올랐습니다. 이 기간 ▲크롬 70.3% ▲구글 64.1% ▲다음 16.9%로 조사됐죠.
이탈률 역시 네이버가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이탈률 평균은 11.0%에 그쳤는데요. 반면 크롬은 14.2%, 구글은 15.5%로 집계됐습니다. 다음은 22.7%를 기록했고요.
‘국민 플랫폼’으로 불리는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브라우저 앱 분야에서 굳건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재확인됐습니다. 그래서 86.4%란 수치는 어쩌면 별다를 게 없는 내용으로 여겨지실 것도 같은데요.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IT업계에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조사 기간’에 있는데요. 2023년 하반기엔 특히 인터넷·브라우저의 핵심인 ‘검색 서비스’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시대에 과연 검색 포털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을까’란 궁금증이 업계에서 자주 등장하기도 한 시기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의미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은 겁니다.
네이버가 기록한 점유율 86.4%란 수치는 그래서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현존 최고 AI 기업’으로 불리는 구글이 한국 시장을 정조준했음에도 이용자의 인터넷·브라우저 앱 이용 행태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점 ▲구글의 진격에도 네이버가 ‘또다시’ 시장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한국 특화’로 시장 방어
‘검색 공룡’ 구글은 세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만큼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죠. 네이버의 존재 때문입니다.
외산 플랫폼의 한국 시장 진출은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되고 1995년 인터넷 인프라가 깔린 이후로 줄곧 거세게 전개됐습니다. 검색 시장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태동할 때부터 구글·야후·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포털은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였는데요.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삼성SDS 사내 벤처팀에서 ‘웹글라이더’를 만들고, 검색 엔진에 주목한 시점은 1997년입니다. 네이버는 설립 후부터 줄곧 외산 기업과의 경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죠.
네이버는 이런 상황에서 지식iN·쇼핑·길 찾기·정책 정보 등을 한국적 특색을 입힌 서비스를 무기로 성과를 만들어 왔습니다. ‘국가적 특색’으로 구글이 진출하지 못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한국은 자체적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검색 포털을 지닌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네이버는 2009년 스마트폰 대중화 때도 서비스 전환을 적기에 이뤄내면서 시장을 방어하는 데 성공하죠. 스마트폰 시대에 완전히 접어든 이후 네이버는 검색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영향력을 한국에서 더욱 키웠습니다. 외산 기업의 국내 진출은 이 때문에 더욱 요원해졌고요.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시장에 변곡점이 나타난 건 한국시간으로 2022년 12월 1일을 기점으로 하는데요. 미국 기업 오픈AI(Open AI)가 챗GPT(Chat GPT)를 이때 내놓으면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 경쟁 촉발됐기 때문입니다. AI에 대한 원천 기술을 다수 보유한 구글은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고, 검색과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냅니다. 오픈AI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한 MS 역시 빙(Bing)의 고도화를 이루고요.
이들 기업은 한동안 포기했던 한국 시장에 다시 눈독을 들이는 ‘자연스러운 절차’를 밟습니다. 구글이 지난해 11월 생성형 AI를 결합한 차세대 서비스의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 게 대표적입니다. 차세대 서비스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단 의도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기술을 들고 다시 한국을 찾은 외산 기업의 공격에 방어할 수단을 이번에도 적기에 마련합니다. 지난해 8월 24일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반인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공개했죠. 이를 기반으로 2023년에만 ▲‘네이버판 챗GPT’로 불리는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8월) ▲생성형 AI 검색 ‘큐:’(9월) ▲블로그 등에서 창작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생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10월) 등 소비자향(B2C) 서비스를 다수 내놓습니다. 앞선 경쟁에서 ‘한국 특화 콘텐츠’로 안방을 방어한 네이버는 이번엔 ‘AI 기술력’을 무기로 이용자의 손을 붙잡겠다는 전략을 펼치죠.
네이버의 평균 점유율 86.4%과 이탈률 11%. 크롬·구글에 비해 높은 점유율과 낮은 이탈률은 네이버의 그간의 시도가 한국 이용자에게 유의미한 서비스로 이어졌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1년간 줄곧 이어진 외산 플랫폼의 진격을 기술력으로 방어한 네이버는 이제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린다고 합니다. 한국어 서비스를 넘어 글로벌에서도 네이버는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플랫폼 기업의 사업 핵심은 편의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아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서비스 밑단부터 차근히 내실을 다져온 네이버의 경쟁력이 이제 기술력 측면에서도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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