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이냐, 존버냐”…테슬라 기침에 출렁인 이차전지株 향방은 [이코노 株인공]
테슬라 4Q 어닝쇼크에 이차전지주 급락
LG엔솔·삼성SDI 코스피 대장주 하락세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도 '뚝'
"박스권 내 변동 거듭…저점 매수 기회도"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내자 이차전지주들이 급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섹터가 썩 밝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우려를 높인다. 코스피 이차전지 대장주들은 하락을 이어가고 있고 코스닥 대표 이차전지 기업인 에코프로그룹주도 지난해 고점 대비 반토막이 됐다. 전기차 수요 회복과 배터리 업황이 불확실한 만큼 증권가는 주가 대응이 어려울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4포인트(0.07%) 내린 2498.81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28포인트(0.03%) 내린 818.86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이차전지 대장주들의 위태로움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 주가가 각각 0.66%, 1.19%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247540)은 3.08% 떨어졌다. 전날 대비 하락세는 크지 않았지만, 연초 고점 대비해 20% 가량 넘게 빠졌다. 목표주가도 낮아지고 있다. LG엔솔 평균 목표주가는 1개월 전 59만7261원에서 52만4500원으로 낮아졌다. 삼성SDI(73만3684원→66만6316원), 에코프로비엠(32만7278원→29만2444원)도 목표주가가 하락했다.
이차전지주 실적 역성장 전망까지 '우수수'
이차전지주들의 실적 역시 역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구체화되고 있다 LG엔솔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291억원으로 1개월 전 4조1939억원에서 28% 하락했다. 삼성SDI(1조8470억원→1조7728억원), 에코프로비엠(3245억원→2966억원) 등도 낮아졌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이차전지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대부분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영업이익 전망치는 22.08% 줄어든 296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테슬라 ‘실적 쇼크’ 등 업황 우려에 따른 것이다. 테슬라 영업이익은 20억6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8.2%로 전년 동기(16%) 대비 반 토막 나며 현대차(005380)(9.3%)에 추월당했다. 한 달 새 시총만 277조원 증발했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순위로 2~5위인 SK하이닉스(000660),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현대차 4곳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가 증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은 트렌드를 주도했던 전기차가 후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차전지 업황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차전지주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 흐름은 박스권 내에서 변동을 거듭할 것”이라며 “특히 완성차 업체(OEM)들의 높은 전기차 재고수준이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실적 하락세는 올 1분기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통상적으로 주가는 우려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요 지역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현 시점보다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이 예정된 이달 말에서 다음달 중순경 단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세를 되돌리려면 (미국의 배터리 관련) 정책이 바뀌든지 업황이 바뀌어야 하는데, 정책도 업황도 나쁘다 보니 방향을 돌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추세 하락 중 간헐적 반등이 일어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차전지 내림세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긴 투심이 일어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섹터는 수익성 악화 및 올해 역성장 가능성에도 불구, 우호적 외부 환경으로 인해 상반기까지는 밸류에이션보다는 모멘텀이 주가 트리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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