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은 사기?” 곳곳에서 생기는 균열[백카(CAR)사전]
대규모 투자에도 개발 예상보다 더뎌
일부 업체 자율주행 투자 축소 분위기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다. 운전대만 좌우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최근 이 같은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꾸준히 올라오면서 화제다. 현 기술 수준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행동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 때문일 것이다.
관련 설문조사만 봐도 우리의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올해 초 전국 남녀 3000명(14~79세)을 대상으로 추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5.1%가 ‘자율주행차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Self-Driving)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기술을 말한다. 다소 막연할 수 있다. 그래서 2016년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가 친절하게 자율주행 기술을 단계별로 세분화해 정의했다. ▲운전자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레벨 0(비자동화) ▲차선 유지 등을 돕는 레벨 1(운전자 보조) ▲차량의 조향 및 가감속 등을 돕는 레벨 2(부분 자동화)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차량을 스스로 제어하는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 개입의 제약이 최소화되는 레벨 4(고등 자율주행) ▲운전자의 개념이 사라지는 레벨 5(완전 자율주행)등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 수준이다. 제조사들은 레벨 2보다 진화된 2+ 또는 2.5 수준이라고 얘기하지만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레벨 3까지는 운전자의 개입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레벨 4 이상이라고 본다. 이때부터 운전자의 개입이 요구되지 않는다. 운전자는 주행 시 발생하는 변수(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자율주행을 꼽는다.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 제너럴 모터스(GM)는 2016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Cruise)를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기업 앱티브(Aptiv)와 모셔널(Motional)이라는 합작사를 세웠다.
시장에서는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시장조사기관 코히어런트 마켓 인사이트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1조5337억달러(약 2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자문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오는 2030년께 레벨 4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 상황은 좋지 않다. 곳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GM은 지난해 크루즈의 인명사고 이후 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 중인 앱티브의 최고경영자(CEO) 케빈 클라크는 최근 회사 실적을 발표하면서 모셔널 관련 추가 투자 중단, 지분 축소 등의 계획을 밝혔다.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준비 중인 애플(Apple)은 애플카 출시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당초 2025년 예정했던 애플카의 출시 시점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애플카에 탑재될 자율주행 기술은 당초 레벨 5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 레벨 2+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자율주행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도 아직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기술 등이 결합한 풀셀프드라이빙(Full-Self-Driving·FSD)가 존재하지만 레벨 2~3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아 EV9을 통해 레벨 3 기술을 선보이려고 했지만 잠정 보류했다.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변수가 워낙 많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과도기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물론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자율주행이라는 기술이 현실화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다. 운전대만 좌우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최근 이 같은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꾸준히 올라오면서 화제다. 현 기술 수준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행동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 때문일 것이다.
관련 설문조사만 봐도 우리의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올해 초 전국 남녀 3000명(14~79세)을 대상으로 추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5.1%가 ‘자율주행차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Self-Driving)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기술을 말한다. 다소 막연할 수 있다. 그래서 2016년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가 친절하게 자율주행 기술을 단계별로 세분화해 정의했다. ▲운전자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레벨 0(비자동화) ▲차선 유지 등을 돕는 레벨 1(운전자 보조) ▲차량의 조향 및 가감속 등을 돕는 레벨 2(부분 자동화)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차량을 스스로 제어하는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 개입의 제약이 최소화되는 레벨 4(고등 자율주행) ▲운전자의 개념이 사라지는 레벨 5(완전 자율주행)등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 수준이다. 제조사들은 레벨 2보다 진화된 2+ 또는 2.5 수준이라고 얘기하지만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레벨 3까지는 운전자의 개입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레벨 4 이상이라고 본다. 이때부터 운전자의 개입이 요구되지 않는다. 운전자는 주행 시 발생하는 변수(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자율주행을 꼽는다.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 제너럴 모터스(GM)는 2016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Cruise)를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기업 앱티브(Aptiv)와 모셔널(Motional)이라는 합작사를 세웠다.
시장에서는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시장조사기관 코히어런트 마켓 인사이트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1조5337억달러(약 2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자문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오는 2030년께 레벨 4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 상황은 좋지 않다. 곳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GM은 지난해 크루즈의 인명사고 이후 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 중인 앱티브의 최고경영자(CEO) 케빈 클라크는 최근 회사 실적을 발표하면서 모셔널 관련 추가 투자 중단, 지분 축소 등의 계획을 밝혔다.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준비 중인 애플(Apple)은 애플카 출시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당초 2025년 예정했던 애플카의 출시 시점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애플카에 탑재될 자율주행 기술은 당초 레벨 5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 레벨 2+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자율주행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도 아직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기술 등이 결합한 풀셀프드라이빙(Full-Self-Driving·FSD)가 존재하지만 레벨 2~3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아 EV9을 통해 레벨 3 기술을 선보이려고 했지만 잠정 보류했다.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변수가 워낙 많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과도기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물론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자율주행이라는 기술이 현실화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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