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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환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대표 “아시아 최고 렌딩 기술 보유한 금융사 될 것” [이코노 인터뷰]

“지금이 역대급 전성기”…B2B 솔루션 ‘에어팩’ 확장 박차
명품 담보 대출도 선뵐 예정…소비자에게 익숙한 서비스 고민

이수환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옛 피플펀드)를 빼고 국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옛 P2P)을 말할 수 있을까. 온투업이란 온라인을 통해 대출과 투자를 연결해 주는 금융업이다. 투자자가 온투업 플랫폼에 투자하면, 이를 대출 수요자들과 연결해 빌려준다. 투자자는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대출자는 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한다. 매우 호혜적인 구조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도 지난 2015년 창립 이후 지난 10년간 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맞물려 온투업권도 타격을 입은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터지며 부동산 대출 관련 지표가 악화했고 이는 곧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온투업 전체 연체율은 9.5%로 1년 전(3.9%)보다 크게 치솟았다. 최근에는 부실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문을 닫기까지 했다.

그런데 오히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며 활발히 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심지어 이수환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지금이 역대급 전성기”라고 말한다. 그 근거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리스크 솔루션에 있다. 실제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의 지난해 상반기 말 연체율은 6.7%로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나아가 지난해 8월 이를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솔루션으로 만들어 전통 금융기관에 공급하기에 나섰다. 이미 롯데카드, 전북은행, KB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JB우리캐피탈 등 7개 금융사와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도 업권을 가리지 않고 많은 업체에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가 온투업권 자체의 침체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를 비로소 알 법하다.

그렇다면 AI 솔루션을 통한 금융 리스크 해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가. 또한 올 초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규제 완화로 온투업 진흥을 약속한 가운데,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지난 2월 13일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표를 만나 그의 생각과 비전을 들어봤다.

지난 2월 13일 이수환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대표가 서울 서초구 더에셋 15층 사무공간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Q. 업계 숙원이던 기관투자가 허용됐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의 유치 현황은?

A. 지난 몇 년간 ‘기관투자가 열린다’라는 말이 희망고문에 그친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금융기관들도 ‘진짜’라 인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약 10곳은 이미 의향서를 받았다. 캐피탈사를 대상으로도 최근 설명회를 열었는데 이를 합치면 20개 넘는 금융사가 모일 듯하다.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기관투자가 활성화되면 은행 등으로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Q. 플랫폼사에서의 비교·추천 서비스도 다시 가능해진다는데.

A. 기관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과거 카카오페이에서 투자자 모집이 가능할 때 한 달에 100억~2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모이기도 했다. 연체율도 실질적으로 0%였다. 온투업사, 플랫폼사,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었다. 현재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뱅크샐러드, 핀다 등 2개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Q. AI 기반 신용리스크 솔루션 ‘에어팩’은 무엇인가.

A. 말 그대로 AI를 활용해 금융사들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솔루션이다. 예컨대 최근 회생 신청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에어팩’의 회생 예측 모델을 이용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회생 가능성을 선별할 수 있어 금융기관들의 수요가 굉장히 높다. 사실 에어팩은 금융 리스크 솔루션에만 멈추지 않는다. 시일 내 출시될 ‘스트래티지 스튜디오’와 ‘스트래티지 옵티마이저’다.

우선 스트래티지 스튜디오는 금융사들에게 고객 유치 전략을 제안해주고 실행까지 해주는 솔루션이다. 대출 비교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을 실시간으로 유리한 금리를 제시하는 등 전략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스태리티지 옵티마이저는 리스크를 줄이고 승인률을 높이는 최적 포인트를 찾아주는 솔루션이다. 개인신용평가회사(CB)의 리스크 팀이 2~3개월 걸릴 작업을 에어팩은 이틀 만에 끝낼 수 있다. 두 솔루션은 각각 올 1분기, 2분기 안에 나올 예정이다.

이수환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Q. 에어팩 외에 올해 새롭게 선보일 서비스는 없나.

A. 올해는 ‘임베디드 금융’(비금융사 플랫폼 내 금융 서비스)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3월 중 한 명품 플랫폼에서 명품 담보 대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당포와 달리 폭리를 취하지 않고 구조 또한 안정적이다. 고객이 상환이 어려운 경우 플랫폼이 명품을 중고로 판매해 거의 원금을 보전해 줄 수도 있다. 기존 온투업 및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상품이 아파트 담보 등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지 않은 내용이었는데, 앞으로는 명품 등 익숙하고 화제성 있는 분야에 녹아들 계획이다.

Q.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의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A. 사실 한국 시장에서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가 어떤 금융사와 비교해도 금융 리스크 솔루션 분야는 상당히 앞서 있다고 판단한다. 국내는 1~2년 내 높은 시장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 확신한다. 결국 장기적인 비전은 모두 해외로 향해 있다. 물론 세계적인 금융회사라는 건 하나로 딱 정의할 수는 없다. 점점 영역 구분이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다. 따라서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도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직접 해외에 금융사를 만들 수도 있고, 어느 나라에는 기술만 공급할 수도 있겠다. 구체적으로 3년 내 아시아에서 가장 고도화된 렌딩 기술을 가진 금융회사로 입지를 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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