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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혼자 날았다…비은행 계열사 ‘증권’서 희비 갈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진정한 리딩금융은②
KB금융, 순익 1000억 넘는 계열사 5개 보유
신한·하나금융, 증권 계열사 실적 악화 뚜렷
농협금융,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실적 견인

5대 금융그룹 본점.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금융그룹 중 은행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까지 약진한 금융사는 KB금융그룹이 유일하다. 나머지 금융그룹들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 실적은 전년보다 악화됐다. KB금융이 지속해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나머지 금융그룹들이 후순위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도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5대 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익 3.2조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의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총 3조19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6203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금융의 총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한 17조2025억원, 특히 5대 은행이 2.6% 증가한 14조1022억원인 점과 비교해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은 초라하다.

다만 그룹 별로 보면 KB금융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을 이뤄냈고, 나머지 금융그룹들은 실적 호조를 만들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각 금융그룹의 총순이익에서 은행 순이익을 뺀 수치를 보면 ▲KB금융 1조3704억원(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 ▲신한금융 1조2952억원(18.9% 감소) ▲농협금융 5536억원(5.3% 감소) ▲우리금융 10억원(99.6% 감소) ▲하나금융 -250억원(105.2% 감소) 등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각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금융 35% ▲KB금융 34% ▲농협금융 21.5%(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기준) ▲우리금융 6.7% ▲하나금융 5.5% 등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2022년 18.9%를 기록해 한 해 만에 13.4%p나 떨어졌다.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비은행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금융그룹은 KB금융이다. 실적이 탄탄한 비은행 계열사들을 많이 보유한 만큼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과제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에서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낸 계열사는 KB손해보험(7530억원), KB증권(3900억원), KB국민카드(3510억원), KB라이프생명(2562억원), KB캐피탈(1865억원) 등 5개다. 

신한금융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 비은행 계열사는 신한카드(6206억원), 신한라이프(4724억원), 신한캐피탈(3040억원), 신한투자증권(1009억원) 등 4개다.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5985억원), 농협생명보험(2400억원), 농협손해보험(1629억원)으로 3개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캐피탈(2166억원), 하나카드(1710억원), 우리금융도 우리금융캐피탈(1278억원), 우리카드(1110억원) 등 두 개에 그쳤다. 

KB증권, 순익 107% 증가…신한투자, 75.5% 감소

KB증권(왼쪽)과 신한투자증권 본점.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5대 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실적 차이를 확대한 부문은 증권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외 증시가 살아나는 상황에서도 각 금융그룹의 증권 계열사 경쟁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경쟁사들을 따라가기가 갈수록 버거운 모습이다. 

5대 금융의 증권 계열사 실적을 보면 NH투자증권이 598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3% 급증했다. 순이익으로 보면 5대 금융 증권 계열사 중 1위를 달성했다. KB증권 순이익은 같은 기간 107.5% 크게 증가한 3896억원을 기록해, 그룹의 순이익 개선에 도움을 줬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10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75.5% 감소하며 KB금융과의 실적 격차 확대 원인이 됐다. 신한투자증권 순이익은 1년 만에 4분의 1토막이 된 상황으로 투자상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2월 8일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신한투자증권 실적 악화와 관련해 “지난해 4분기 결산을 하면서 충당금을 보수적·선제적으로 쌓았다”며 “부동산 PF 외에 해외대체투자 부분이 있는데 자산 재평가를 하며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실적을 보면 2022년 1260억원 순이익에서 지난해 2708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그룹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하나금융의 비금융 계열사가 그룹 총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9%에서 5.5%로 급감한 이유도 하나증권 실적 악화 영향이 크다. 하나증권도 신한투자증권과 비슷하게 지난해 해외 상업용부동산 등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나금융은 1월 13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대규모 일회적 비용 발생 가능성이 적기에, 2024년 하나증권 실적 흑자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호실적과 관련해 자산관리(WM) 부문, 기업금융(IB), 운용 부문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이 2014년 우리금융에서 인수됐고, 우리금융에 현재 증권사가 없는 만큼 농협금융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우리금융의 우리종합금융은 지난해 53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우리자산운용은 39억원 순이익을 내는 데 그친 상황이다. 

한편 5대 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큰 실적을 낸 금융사를 보면 KB금융에선 KB손해보험(지난해 순이익 7530억원), 신한금융에선 신한카드(6206억원), 하나금융에선 하나캐피탈(2166억원), 우리금융에선 우리금융캐피탈(1278억원), NH농협금융에선 NH투자증권(5985억원)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업계 1, 2위를 달리는 KB금융과 신한금융만 아니라 농협금융까지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를 두고 있어 앞으로도 호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에서는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나쁜 만큼 올해도 인수합병(M&A) 이슈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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