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환’ CJ ENM…KBO 독점 중계가 가져올 변수는?[이코노 리포트]
영화드라마·미디어플랫폼 부문 부진에 힘겨운 CJ ENM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하루에도 수많은 증권 리포트와 공시가 뉴스면을 장식합니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 그 속뜻까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코노 리포트에서는 각 기업들의 이슈와 공시 속에 숨어있는 속뜻까지 파악해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이코노 리포트만 잘 따라와도 각 기업들의 핵심 이슈를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CJ ENM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미디어플랫폼 부문과 영화드라마 부문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실적을 어느정도 회복했지만 연간 기준 적자 전환은 피하지 못했다.
CJ ENM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46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374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4조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순손실은 399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 CJ ENM은 전체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했다. 커머스 부문과 음악 부문 등이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미디어플랫폼(영업손실 343억원)과 영화드라마 부문(영업손실 407억원)에서 큰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CJ ENM은 “미디어플랫폼 부문이 계절적 비수기와 광고시장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콘텐츠 확대로 제작 비용이 증가했고 광고 부문의 이익 기여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CJ ENM은 2분기 역시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미디어플랫폼 부문(영업손실 299억원)과 영화드라마 부문(영업손실 311억원)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다만 3분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섰으며, 4분기에는 영업이익 587억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8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유료 가입자 확대와 해외 콘텐츠 판매 호조를 보인 티빙 효과에 힘입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드라마 부문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영화드라마 부문 연간 기준 영업손실은 975억원이다. CJ ENM의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이 14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영화드라마 부문 부진은 상당히 뼈아프다.
미디어플랫폼 부문 역시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토종 OTT 1위 자리를 쿠팡플레이에 내줬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올해 1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778만5000명으로 티빙(656만400명)을 100만명 넘게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티빙이 내세운 전략은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CJ ENM과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년, 1350억원 규모다. CJ ENM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년 KBO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중계방송권을 재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이제 티빙 유료 요금제 가입 고객에 한해서만 프로야구 생중계 시청이 가능하게 됐다. 최소한 가장 저렴한 월 5500원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가입해야 만 프로야구 전 경기 시청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티빙은 프로야구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매주 한 경기를 선정해 ▲경기 시작 최소 40분 전부터 진행하는 프리뷰쇼 ▲경기 종료 후 리뷰 쇼 ▲감독·선수 심층 인터뷰 등 차별화된 프로야구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갑작스러운 유료화로 부담을 느끼는 야구팬들을 위해 시범 경기가 열리는 이달 9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진 무료로 볼 수 있게 채널을 개방한다. 이 기간 이후엔 티빙 월 이용권을 사야 한다.
OTT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야구 독점 중계가 구독자들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CJ ENM이 제작한 영화 및 드라마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티빙의 구독자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다만 기존 야구팬들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작년까지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었던 야구팬들 입장에선 갑작스런 유료화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OTT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 시청 유료화와 관련해 이른바 ‘돈값’을 하는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번 CJ ENM의 KBO 독점 중계는 오히려 악수(惡手)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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