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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우리종금 임원 라인업 강화…증권사 인수 '예열'

증권‧자산운용 전문가 영입 잇따라
포스증권, 인수 후보 거론…"가격 매력 높아"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금융그룹.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앞둔 우리금융그룹이 증권, 자산운용 등 관련 업계 출신 임원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력한 증권사 인수 후보로 한국포스증권이 거론되는 가운데,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29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우리종금 신임 대표에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추천했다. 

자추위는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하고 우리종금과 시너지를 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1964년생인 남 대표는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런던법인장과 고유자산운용본부 상무 등을 거쳤다. 2016년부터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지내다가 지난해 우리자산운용 대표로 우리금융에 합류했다. 

증권사·운용사 출신 인재 영입…"증권사 M&A 대비"

우리종금은 남 대표에 이어 양완규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금융 부문대표를 투자금융(IB)·기업금융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1973년생인 양완규 부사장은 연세대 도시계획학과·도시계획 대학원을 나왔다. 미래에셋에서 글로벌·인공지능(AI)본부장과 대체투자금융 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상여금 명목으로 지급한 자사주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이로써 우리 종금은 자산운용사 출신 대표와 증권사 출신 부사장이라는 양 날개를 달며 증권업 진출을 위한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에는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합병을 완료해 증권업과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오는 4월에는 서울 중구 회현동에서 여의도 증권가인 사학연금회관으로 사옥도 이전한다. M&A를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5000억원 규모로 우리종합금융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증권업 진출은 우리금융에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 실적에 ‘은행 쏠림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이 가운데 주요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5159억원(99.9%)에 달한다. 현재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민영화가 추진되던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했다.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을 위해 거론되는 유력한 인수후보는 포스증권이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서비스 플랫폼인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소형 증권사다. 2013년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 한국증권금융이 지분 51%를 소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한다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우리종금과의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을 통해 증권업을 대부분 하고 있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영업은 못하고 있다. 증권업 라이선스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포스증권은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신탁업(IRP)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신규 라이선스 발급 없이 우리종금과의 합병 시 기존 종금사 업무와 합쳐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다. 

은행쏠림 해결 과제…포스증권 시너지 촉각 

하지만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최종적으로 택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포스증권이 온라인 펀드마켓만 있고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어 '리테일과 접점이 없다'는 등 인수효과에 대해 의구심도 내비친다. 증권사 인수를 통해 IB나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은행-증권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우리금융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증권의 열악한 재무환경도 논란이다. 지난해 한국포스증권은 매출 139억6000만원, 영업손실 59억1000만원, 당기순손실 59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자본금(698억원)이 자본총계를 웃도는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증권은 개인 고객 기반이나 실적 등 여러 면에서 열악하다”며 “인수를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다면 이를 잘 활용해 어떤 사업 포트폴리오로 수익을 창출할지 잘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반이 잡힌 증권사를 인수해서 좀 더 커가는 모델을 지향할지, 아니면 싸게 나온 소형증권사를 인수해 일으켜 세우는 게 좋을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포스증권이 인수후보로서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포스증권은 시장가격 1000억원 미만이다. 우리금융과 포스증권 간의 가격 협의도 원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우리금융은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보유한 중형급 이상 증권사를 원했다. 하지만 이에 부합하는 증권사의 시장가치가 고평가되면서 가격 협상에 실패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나오는 매물은 다 검토할 예정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중형급 증권사 매물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매물이 포스증권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M&A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검토를 했는데 큰 문제가 없고 가격이 맞으면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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