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시장 잡아라” 한국 vs 금호, 전기차 타이어 경쟁 예고
2년 전 아이온 출시·상품성 인정받은 한국타이어
후발주자 금호타이어, HLC 도입 등으로 승부수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금호타이어가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에 재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올해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는 2~3년, 내연기관차용은 4~5년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된 시점은 2020년대 들어서다. 올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교체 시기가 짧은 것은 전기차의 특성과 연관이 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지만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내연기관차보다 무겁다. 일례로 현대차 아이오닉 6의 공차중량은 1800kg, 동급 세단 쏘나타는 1475~1525kg이다.
업계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불과 2~3년 전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터라 관련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18년 1.5%에서 2022년 9.7%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11.5%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타이어가 올해를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론칭의 최적기로 판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윤장혁 금호타이어 글로벌마케팅담당 상무는 지난 1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된 이노뷔 론칭 간담회에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 개발 및 등록 시점은 지난해였다”면서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것은 2020년부터다.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시점을 2024년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 차례 실패를 맛본 상황이라 더욱 시장 진출에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 전기차용 타이어 와트런(Wattrun)을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수요 부족 등으로 단종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시장에서도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R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예상되는 시장 규모는 231억3000만달러(한화 30조8786억원) 수준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의 판매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을 올해 16%(작년 9%)까지 늘리는 것이 금호타이어의 목표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타이어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보다 약 2년 앞선 2022년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으로 판매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미 테슬라,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현대차 등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가 아이온을 채택하고 있다. 아이온은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슈드(TÜV SÜD)가 진행한 비교 테스트에서 경쟁사 제품을 압도하며 호평받기도 했다.
한국타이어의 성과는 공격적인 투자에서 비롯됐다. 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구개발비용으로 5482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연구개발비용은 2768억원에 머물렀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금호타이어가 한국타이어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술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금호타이어 측 판단이다. 세계 최초로 모든 규격(29개)에 HLC(High Load Capacity,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최적의 설계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자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이노뷔는 동일 규격의 일반 타이어보다 마일리지(주행거리)와 내구력 및 소음이 각각 25%, 10%, 6%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결국 기술력으로 증명된 브랜드 가치에 따라 좌우된다”면서 “연구개발비만 놓고 보면 한국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훨씬 웃도는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 한국타이어를 금호타이어가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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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시기는 2~3년, 내연기관차용은 4~5년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된 시점은 2020년대 들어서다. 올해부터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교체 시기가 짧은 것은 전기차의 특성과 연관이 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지만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내연기관차보다 무겁다. 일례로 현대차 아이오닉 6의 공차중량은 1800kg, 동급 세단 쏘나타는 1475~1525kg이다.
업계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불과 2~3년 전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터라 관련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18년 1.5%에서 2022년 9.7%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11.5%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타이어가 올해를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론칭의 최적기로 판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윤장혁 금호타이어 글로벌마케팅담당 상무는 지난 1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된 이노뷔 론칭 간담회에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 개발 및 등록 시점은 지난해였다”면서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것은 2020년부터다.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시점을 2024년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 차례 실패를 맛본 상황이라 더욱 시장 진출에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 전기차용 타이어 와트런(Wattrun)을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수요 부족 등으로 단종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시장에서도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R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예상되는 시장 규모는 231억3000만달러(한화 30조8786억원) 수준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의 판매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을 올해 16%(작년 9%)까지 늘리는 것이 금호타이어의 목표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타이어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보다 약 2년 앞선 2022년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으로 판매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미 테슬라,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현대차 등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가 아이온을 채택하고 있다. 아이온은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티유브이슈드(TÜV SÜD)가 진행한 비교 테스트에서 경쟁사 제품을 압도하며 호평받기도 했다.
한국타이어의 성과는 공격적인 투자에서 비롯됐다. 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구개발비용으로 5482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연구개발비용은 2768억원에 머물렀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금호타이어가 한국타이어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술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금호타이어 측 판단이다. 세계 최초로 모든 규격(29개)에 HLC(High Load Capacity,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최적의 설계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자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이노뷔는 동일 규격의 일반 타이어보다 마일리지(주행거리)와 내구력 및 소음이 각각 25%, 10%, 6%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결국 기술력으로 증명된 브랜드 가치에 따라 좌우된다”면서 “연구개발비만 놓고 보면 한국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훨씬 웃도는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 한국타이어를 금호타이어가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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