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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강점’ 입히는 삼성증권 박종문, 리스크 관리 시험대 [피플&피플]

21일 정기 주주총회서 공식 선임
삼성 금융계열사 중심축 역할 담당
자산운용 강점...‘해외 대체투자’ 부문 주목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삼성증권의 제 2막이 시작됐다. 오랜 시간 삼성 금융계열사 간 중심축 역할을 담당해온 핵심 키맨으로 불리는 ‘박종문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열린 제4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종문 대표이사 선임 안건 등 4개 안건을 의결했다. 

1965년생인 박종문 신임 대표는 삼성의 금융 계열사 ‘엘리트 코스’를 차근히 밟아 온 인물이다. 그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2011년부터 삼성생명 지원팀장 상무를 맡았다. 해외사업본부 담당임원 상무, 경영지원실 담당임원 상무를 거쳐 CPC전략실장과 금융경쟁력제고 TF 전무,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과거 삼성그룹의 금융지주사급 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온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도 일했다. 주로 계열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이 미전실 멤버로 발탁돼왔다는 점에서 삼성생명 내 ‘키맨’으로 통한다. 2017년 미전실 해체 이후 박 사장은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태스크포스(TF) 체제에서 금융경쟁력제고 TF장을 맡아 이끌어왔다. 

2018년 12월 금융경쟁력제고 TF장으로 보임된 후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금융 미래 먹거리 창출과 경쟁력 제고를 도맡아왔다. 이후 CPC전략실장, 경영지원실 담당 임원 등을 지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박종문 사장의 풍부한 사업 경험 및 관리 노하우를 통해 삼성증권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본사. [사진 삼성증권]

강점 '자산운용' 노하우 유입...금융계열사 차원 시너지 기대

박 신임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최근까지 자산운용부문장으로 활약한 인물로, 본인의 강점인 자산운용 노하우를 조직에 유입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직격탄을 맞은 삼성증권의 실적 부진을 떨칠 수 있을지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8억원, 당기순손실 7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분기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비용이 평년 수준에서 유지된 영향이다.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 등이 442억원의 손실을 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은 견조했으나 M&A(인수합병) 자문 수수료의 경우 감소했다. 국내주식·해외주식 수수료는 각각 3576억원, 1065억원을 거뒀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년보다 7%가량 증가한 3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작년 연간 M&A 자문 수수료는 104억원에 그쳤다. 구조화금융, DCM(채권발행시장), ECM(주식발행시장) 수수료 중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에선 박 신임 대표가 자산운용에서 강점을 둔 ‘해외 대체투자’에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룹 금융계열사 차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성을 추구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박 시님 대표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삼성생명 프랑스 지사의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의 지분을 취득해 2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9월 런던에서 개최된 금감원 공동 해외 IR에 참석해서도 글로벌 사업에서의 대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같은 자산운용 투자 성향은 증권업과 잘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 박 신임 대표가 가진 강점을 통해 혁신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박 내정자가 풀어나갈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등 이사선임의 건 외에도 ▲제42기(2023.1.1~2023.12.31)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 총 4개의 안건이 의결됐다. 1주당 배당금은 2200원을 확정했다. 전년도 1주당 배당금에 비해 500원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전년과 동일한 35.8%로, 배당금총액은 1964억6000만원이다.

사외이사로는 황이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과 박원주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신규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황이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이 신규 선임됐다. 이사 보수총액은 115억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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