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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일삼다 하룻새 반토막…스팩 투자 주의보 [이코노 株인공]

'공모가 2배'가 부추긴 스팩株 단타 광풍
단기 변동성↑…"추종 매수 투자법 신중해야"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SPAC)의 주가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상장 첫날 200% 넘게 폭등한 뒤 급락세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SPAC)의 주가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상장 첫날 200% 넘게 폭등한 뒤 급락세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에 단기 차익을 노린 단타 매매가 성행하며 ‘단타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상장 당일 가격이 높을 때 수익을 내고 빠져나오는 이들과 달리, 이런 배경을 모른 채 덜컥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2389 대 1' 하나스팩32호, 27일 상장…급등락 장세 주의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나스팩32호가 상장한다. 하나스팩32호는 지난 18~19일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23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 60억원 모집에 3조580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이전까지 스팩 중 최고 경쟁률은 2022년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이 기록한 1414대 1이었다. 하나스팩32호의 2389대 1은 2009년 스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 경쟁률이 됐다.

스팩이 인기를 끌자 증권사도 잇달아 스팩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100억원대 규모의 미래에셋비전4호, 5호 스팩을 내놓는다. 공모금액 기준 각각 133억원, 95억원 규모다.

최근 청약에 나선 스팩들의 성적도 좋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하나스팩31호(948대 1), SK증권스팩11호(622대 1), 유안타스팩15호(288대 1), 유진스팩10호(986대 1), 비엔케이스팩2호(327대 1) 등이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26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6.56포인트(0.60%) 오른 2,754.13을 나타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5포인트(0.69%) 오른 2,756.42로 장을 시작해 2,75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경쟁률이 높아진 이유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3배에 거래되는 스팩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한 서류상 회사로 아무런 사업이 없는 만큼 합병 대상을 찾기 전까지 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주가는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지난달 상장한 스팩 종목들을 보면 주가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합병 상장을 마무리한 한빛레이저의 주가 폭등으로 보여진다. 지난 5일 상장한 하나31호스팩은 상장 첫날 장중 4830원까지 오른 뒤 2015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7595만주로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많았다. 

같은날 상장한 비엔케이제2호스팩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 최고가 4550원을 기록한 뒤 폭발적인 거래량과 함께 주가는 급락했다. 종가는 공모가에 근접한 2005원이다.

이 같은 스팩 광풍은 금융당국이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을 최고 400%로 확대한 지난해 6월 이후 반복되고 있다. IPO 시장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이것이 일반 상장기업을 넘어 스팩으로 번진 것이다. 특히 공모가격이 100억원 미만인 중소형 스팩의 경우 시세 변동폭이 더 크다보니 단타족들이 대거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 7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됐는데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격의 두 배를 웃돌았다. 그러나 개장 1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격이 급락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이같은 스팩 광풍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7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됐는데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격의 두 배를 웃돌았다. 그러나 개장 1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격이 급락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다. 현재는 모두 2010~2185원 수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또 스팩들의 시가총액은 평균 100억원 안팎으로 작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적은 거래대금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공모 조건의 까다로움이 덜한 만큼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고평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팩 상장 기업은 기업의 미래 실적 추정치 등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계산한다. 일반적인 직상장과 달리 적정 가격을 찾기 위한 비교군이 없고 수요예측 과정도 생략된다. 

금융당국 역시 “높은 가격의 스팩에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가에서도 “스팩 주가 급등은 기업가치와 무관하다”, “스팩에는 변동된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 등의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상장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주가가 너무 오르면 합병 대상을 찾기 어렵다”며 “급등했을 때 추종 매수하기보다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하락했을 때 매수한 뒤 묻어두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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