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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 분쟁서 형제 ‘승리’…승패 가른 변수는

소액주주 표심 얻어 불리한 상황 ‘역전’
“어머니·여동생과 같이 갈 것”…협력 관계 열어놔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그룹 사장 [사진 선모은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한미약품그룹을 창업한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자녀들이 OCI그룹과의 기업 통합을 앞두고 갈등한 가운데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그룹 사장이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번 주주총회 결과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기업 통합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 전 사장은 “OCI그룹과 협력할 방안이 있다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기업 통합은 불발됐다”며 “다시 통합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후 경기 화성 신텍스에서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안건을 다뤘다.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은 임 부회장과 임 전 사장 형제를 지지할 이사회가 어떻게 꾸려질지였다. 임 부회장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기업 통합을 추진했고, 임 전 사장 형제는 이를 막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지지할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각각 올렸다.

주주들은 임 전 사장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기업 통합을 추진한 임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안건도 부결됐다. 이들이 이사로 제안한 인사들도 모두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임 전 사장 형제는 모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들이 제안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대표와 배보경 고려대 교수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표가 임 전 사장 형제에게 몰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총이 개회되기 전까지 임 전 사장 형제는 임 부회장보다 불리한 입장이었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우호지분이 42.66%로 올라섰다. 임 전 사장 형제의 우호지분은 이보다 2%포인트(p) 적은 40.57%였다. 앞서 임 전 사장 형제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기업 통합에 반대해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임 전 사장 형제 지지 선언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이들에게 표심을 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이 끝나고 임 전 사장 등은 “힘을 실어준 소액주주에게 감사하다”며 “경영 분쟁 등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브랜드가 훼손된 만큼 앞으로 이를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임 부회장과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에 대해선 “같이 가길 원한다”고 했다. 앞서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후계자로 임 전 사장 형제가 아닌 임 부회장을 지목했다.

이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가 힘이 됐다”며 “책임을 지고 (한미약품그룹이 해결할) 숙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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