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직구·AI가 발목 잡았나…죽쑤는 ‘네카오’ 주가 향방은 [이코노 株인공]
올 들어 네카오 주가 15%, 4%대 '뚝'
코스피 2700선 탈환에도 악재 여전
"中플랫폼 침공·통화 긴축 우려 반영"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최근 코스피 지수 회복세에도 네카오(네이버·카카오)의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에서의 개발 속도가 더딘 데다 중국 쇼핑 앱의 공세가 거세지면서다. 한때 3·4위를 다투던 #네이버(10위)와 카카오(035720)(17위)의 시가총액은 현재 10위권 안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개미(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을 다 빼야된다’는 엑소더스(Exodus·대탈출) 움직임이 감지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일보다 1.18%(2300원) 하락한 1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4.83%(2600원) 내린 5만1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2700선을 웃도는 등 뚜렷한 반등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플랫폼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급등한 바 있다. 네이버 카카오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높아지며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코스피가 지난 2021년 6월 3316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을 당시 네이버 주가는 46만5000원, 카카오는 17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각각 18만원대, 5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고금리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인 셈이다. 올 들어서만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각각 15.60%, 4.83% 하락했다.
올해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글(유튜브) 등에 플랫폼 산업 내 파이를 내주고, 주력 매출원인 커머스 시장에서도 쿠팡의 약진과 함께 ‘초저가’를 내세운 알리, 테무 등 중국 기업들의 침공이 이어지고 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거세다”라며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업체들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조건을 내걸며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있는데 네이버가 공들이고 있는 브랜드 스토어와 일부 겹친다”라고 말했다. 알리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동사의 브랜드스토어 거래액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쟁터가 된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아직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으나 아직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도 ‘코GPT 2.0’을 개발 중이지만 공개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최근 내부적 정비작업 등으로 AI 등 신규사업 전략은 다소 후순위로 밀려있는 것으로 보여지나 내부적 정비작업은 필수적 선택일 수 있으나 AI는 생존과 직결되는 이슈로서 매니지먼트가 보다 심각한 자세를 가지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전략 공개 이후 실질 실행에 따른 리드 타임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 적용에 따른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올해 연말 정도 가야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1분기 실적 부진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회사의 실적 감소로 카카오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9917억원, 122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7%, 96.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업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강하게 상승한 만큼 부진한 1분기 실적 영향으로 실적 시즌 주가 횡보 전망된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견조한 이익 성장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종목토론실엔 개인 투자자들의 성토와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끝없는 추락이다. 이러다 다죽을 판”, “실적은 역대급인데 배당도 조금, 주가는 반토막”, “주주들 생각을 하는건지 마는건지 주가부양 좀 해달라” 등의 반응이 대다수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중·장기적으로 중국 플랫폼들의 공습이 커머스 사업에는 위협이지만 광고 사업에는 기회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본격적으로 중국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광고비 집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효지 연구원은 “알리는 2019년 8월부터 광고 최적화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했다”며 “아직까지 알리와 테무는 온라인·모바일 채널에 공격적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있진 않지만 이용자 인지도가 충분히 쌓인 후에는 구매 전환을 위해 디지털 광고 집행은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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