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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산지점 리모델링 나선 사연…‘부산행’ 초읽기?[김윤주의 금은동]

14억 규모 환경개선공사 입찰…부산 이전 준비 ‘착착’
4월 총선 여야 후보 핵심 공약 사안…산은 노조는 반발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는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업계 내에선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 김윤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산업은행이 부산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부산지점 리모델링에 나섰다. 추후 ‘부산행’을 위한 밑작업으로 풀이된다.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산업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양 측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8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부산지점 건물 환경개선공사를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공사내용과 예정투입금액은 내부장식공사(5억4000만원)·설비공사(4억원)·전기공사(2억4000만원)·건축공사(2억6000만원) 등이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본격화되기 전에, 실질적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공간을 마련해 두겠다는 의중으로도 풀이된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부산지점 건물 공사는 건물 노후화에 따른 공사”라면서도 “다만 윤석열 정부는 산업은행 법 개정 전이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 중 하나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품고 있는 부산광역시 남구에 정책금융 기관인 산업은행을 옮겨, 지역경제의 도약을 이루고 지역 일자리를 늘린다는 복안이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4월 총선’에서도 이슈다. 특히 산업은행 이전 부지인 문현금융단지가 있는 부산 남구의 총선 출마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는 물론 야당인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놨다.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통해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신규직원의 35%는 지역인재 채용을 할 수 있고 다른 금융기관·기업 이전을 촉진해 부산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현재 모든 인프라와 인구·일자리가 수도권으로 집중돼 있어 대한민국의 국토 균형 발전적 측면에서 부산이 동남권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면서 “22대 국회 개원 후 연내 산업은행법이 통과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본점 이전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며, 4월 총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현재는 여당 주도로 부산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만, 총선 이후 정치 지형도에 따라 본점 이전 문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노조는 올해부터 매주 목요일 국회 앞 1인 시위를 펼치며,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총선 이후 노조 활동 방향을 재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정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산업은행이 부산 지역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유독 많아졌고, 부산 지역 관계 기관과의 협약도 늘어났다.

산업은행은 지난 2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동남권 지역 주요 거래처 35개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동남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같은 날 산업은행은 부산광역시청에서 부산문화재단과 ‘부산지역 문화행사’ 후원 협약도 맺었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2025년까지 매년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지원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국가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산업자본이 풍부하게 축적된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수도권이 아닌 곳에서도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도록 벤처 생태계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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