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이제는 AI 기업으로 불러달라’…주총서 AI 강조한 통신사들

[주총으로 톺아본 2024 산업나침반]⑤ SKT·KT·LGU+
SKT,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 가속화
KT “IT와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
LG유플러스, CX·DX·플랫폼 등 3대 전략 내세워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통신사 CEO들 (왼쪽부터) 유영상 SKT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사진 각사]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과거 이동통신사들 주총에서는 LTE(4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이동통신)와 같은 통신 용어가 주를 이뤘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이제는 인공지능(AI) 관련 용어가 통신 관련 용어를 제치고 대세가 됐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 40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총 4명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유영상 사장은 주주들로부터 98.4%의 압도적인 찬성 지지를 얻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21년 11월 SKT CEO로 선임된 유 사장은 2022년과 2023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바 있으며,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을 가속해 올해 AI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AI 피라미드 전략 강조한 유영상 사장

해당 주총에서 유 사장은 2023년 재무실적 및 사업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고 AI 피라미드 전략 하에 진행 중인 구체적인 사업 현황과 글로벌 AI 컴퍼니를 향한 비전을 상세히 설명했다.

유 사장은 주주들에게 AI 피라미드 전략은 AI의 근간인 동시에 AI의 수혜를 즉시 향유하는 ‘AI 인프라’, AI를 통해 본업인 통신을 효율화하고 혁신하며 AI 기술을 인접영역으로 확장하는 ‘AIX’(AI 트랜스포메이션),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AI 서비스’로 구성되며, 모든 영역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AI 인프라 영역에서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데이터센터를 2030년까지 현재의 2배인 200MW 이상으로 보유 용량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사피온과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경쟁력, 차세대 데이터센터 열관리 방식인 액침냉각 기술,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 등 AI 데이터센터 관련 역량을 솔루션 패키지화하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유무선 네트워크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해 설비투자는 물론 운영비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AI 인프라로 진화시켜 SK텔레콤 인프라의 가치를 높이고 재평가받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MWC 2024에서 도이치텔레콤, 이앤, 싱텔, 소프트뱅크와 함께 발표한 글로벌 통신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및 합작법인 설립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연내 글로벌 상용 사례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AIX 영역에서는 AI 고객센터, 초개인화 AI 미디어로의 진화 등을 통해 유무선 통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엔터프라이즈 AI 사업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1월 오픈한 ‘엔터프라이즈 AI마켓’은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에이닷엑스, 앤트로픽, 오픈AI 등 다양한 LLM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 고객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서비스 영역에서는 AI 개인비서 에이닷(A.)을 고도화해 개인비서(PAA)로 진화시키는 한편,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레퍼런스 확보 및 글로벌 PAA 개발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 사장은 “2024년은 SK텔레콤이 창사 4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라며 “SK텔레콤은 지난 40년 간 이동통신 산업의 선두에서 발전을 이끌어왔으며, 글로벌 변화의 중심에 있는 AI를 향해 다시 한번 도전과 혁신을 이뤄갈 것”이라 밝혔다.

KT도 주총에서 AI를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의장 인사말을 통해 “KT는 작년 경영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했으며,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견고한 실적으로 KT의 저력을 입증했다“며 “KT가 가지고 있는 통신 기반에 IT와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T 주주총회 모습 [사진 KT]

AICT 강조한 KT…익시젠 내세운 LG유플러스

AICT란 AI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것이다. KT는 올해 전사적으로 AI 대전환에 나선다. KT는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직급에서 AI 등 ICT 전문 인력을 1000명 규모로 채용하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 또 KT의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강화를 위해 KT 임직원들의 AI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클라우드와 AI를 포함한 엔지니어링 영역까지 역량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KT의 핵심 사업에도 AI를 적용해 업무 개선에 나선다. ‘믿:음’을 이용해 지니 TV의 콘텐츠 마케팅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AI로 콘텐츠의 흥행등급을 예측해 KT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다. 또한 이미지와 영상을 자동 분석하고 화질을 개선하거나 포스터 등을 생성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미디어 사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주총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사장)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황 사장은 지난 2020년 11월 LG유플러스 대표 취임 후 ▲역대 최저 해지율 기록 ▲주주환원 강화 ▲AI·플랫폼 등 신사업 전략 구축 등 본업의 질적 성장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연임이 확정된 바 있다.

황 사장은 제28기 주총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LG유플러스는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도 유연하고 민첩하게 사업을 전개하며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의 전환과 플랫폼 사업 확장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목표로 제시한 CX(고객경험)·DX(디지털경험)·플랫폼 등 3대 전략에 대한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황 사장은 “올해 LG유플러스는 고객 중심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전사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거세고 빠르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사장은 “고객경험혁신, 플랫폼 사업 성공은 모두 DX 역량에 좌우된다는 생각 아래 AI·데이터 기반의 사업 성과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자체 익시(ixi) 브랜드로 개발 중인 초거대 AI 익시젠(ixi-GEN)을 AI 사업의 중추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테슬라 방전에 40도 폭염 속 20개월 아기 갇혀…“외부서 열리지 않았다”

2서울 아파트 1채, 지방 아파트 3채보다 더 비싸

3“의사 선생님, 삶이 너무 덧없습니다”…나는 이렇게 답했다

4‘대박 행진’ 게임 ‘나혼렙’으로 본 IP 확장성

5하이브의 큰 그림…아티스트 대신 ‘스토리 IP’에 집중

6IP 확장의 힘…‘美 상장’ 마지막 퍼즐 맞춘 네이버웹툰

71125회 로또 1등 ‘6·14·25·33·40·44’

8범의료계 특위 첫 회의…의정협의 참여 가능성 대두

97주 이어진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다음주 상승세로 변하나

실시간 뉴스

1테슬라 방전에 40도 폭염 속 20개월 아기 갇혀…“외부서 열리지 않았다”

2서울 아파트 1채, 지방 아파트 3채보다 더 비싸

3“의사 선생님, 삶이 너무 덧없습니다”…나는 이렇게 답했다

4‘대박 행진’ 게임 ‘나혼렙’으로 본 IP 확장성

5하이브의 큰 그림…아티스트 대신 ‘스토리 IP’에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