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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건전성·포용성’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은행 핫플 '인뱅']②
인뱅 3사, 무수익여신 4868억원… 1년 만에 약 2배↑
연체율, 카뱅 0.49%·케뱅 0.96%·토뱅 1.32%

인터넷은행 3사 로고.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약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마지막 시험 무대에 올랐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가 올해 가장 크게 나타날 전망으로 연체율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서다.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때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기치로 내걸었기 때문에 고금리 환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올해 인터넷은행의 경쟁력 차이는 건전성 관리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인뱅 3사 고정이하여신 가파르게 증가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자산건전성은 갈수록 나빠지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연체율을 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49%로 2022년 말과 같았다. 케이뱅크는 0.96%로 같은 기간 0.11%포인트(p) 높아졌고, 토스뱅크는 1.32%로 0.60%p 상승하며 1%대를 돌파했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이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금리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전의 2022년 1분기의 0.26%와 비교해 2배 높아진 상황으로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실채권으로 여겨진 고정이하여신을 보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1679억원으로 전년 동기(1249억원) 대비 34.4% 크게 증가했다. 금융기관은 대출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부실채권(NPL)으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의미한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119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023억원)보다 16.4% 늘었다. 토스뱅크는 1512억원으로, 460억원에서 3.3배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 여파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나빠진 모습인데, 이런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무수익여신이 인터넷은행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규모는 4868억원으로 1년 전 2555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이 같은 기간 1096억원에서 1881억원으로 71.6% 증가하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무수익여신도 454억원에서 1321억원으로 급증했고, 카카오뱅크는 1005억원에서 1666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원금을 갚지 못한 대출에서 이자마저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반영해 무수익여신으로 산정한다. 이자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 대출로 취급한다.

특히 무수익여신 비율은 케이뱅크의 경우 1.36%, 토스뱅크는 1.06%, 카카오뱅크는, 0.43%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0.20%), 신한은행(0.19%)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최대 1%p이상 높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부담으로 

인터넷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은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 연체율의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준 이유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을 포용하기 위해서다. 이에 지금까지 인터넷은행들은 신용이 다소 낮은 고객에게 대출을 내주며 자산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찾아온 고금리 시대에선 중·저신용자 대출로 인해 건전성 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가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은 총 7조1500억원에 달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이 약 4조3000억원, 토스뱅크는 1조5300억원, 케이뱅크는 1조3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1.54%,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다.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가 매년 커지면서 앞으로 이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연 6~8% 수준에 달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하반기에 인하되면 인터넷은행의 연체율도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중동에서 전쟁 우려가 커지고 국제유가와 달러가 치솟기 시작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지는 분위기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4월 16일 장중 1400원을 넘으면서 수입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에도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예측을 반영하며 시장 금리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월 15일 3.864%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말엔 3.705%를 기록했다. 다시 4%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금리가 낮아지지 않으면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떨어질 염려가 있다.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 확대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이 대출을 받기 때문에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한 부분”이라며 “다만 포용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지속해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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