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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가 큰 배를 움직인다’ 금융변화 주도하는 이창환 대표 [C-스위트]

[CEO 방]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배 ‘항(航)’ 바다 ‘해(海)’
“얼라인의 ‘은행주 캠페인’ 이후 주주환원 활발해져”
손님 오면 K팝 가수 소개도...작은 것에도 세심함 엿보여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집무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C-스위트’(C-SUITE)는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의, 최선의 선택을 해야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단순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창의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작은 키가 큰 배의 방향을 조정한다. 단순한 말 같지만, 만사가 돌아가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2년의 은행권이 특히 그랬다. 매년 역대 순이익을 내고도 배당 확대에서 미적거렸던 대형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도록 한 원동력도 큰 곳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형 금융기관에 비해 작은 덩치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이창환 대표는 그 배를 이끄는 선장 역할에 충실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이어진 활동을 ‘은행주 캠페인’이라고 불렀다. 미국에선 당연시되는 주주환원이 국내에서 소외되고 심지어 문제시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했다. 주주들이 공감하는 부분을 모아 체계화할 방법을 찾았다. 지주들에 주주서한을 보내고,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이겼다. ‘은행주 캠페인’은 고정된 방향에 변화를 주는 작은 키 역할을 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그의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그의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 대표 업무 공간도 그런 점을 잘 반영한다. 10㎡(3평) 남짓 되는 그의 사무실에는 과시하거나 공간을 낭비하는 물건은 애초에 들어갈 수 없다. 책장에도 꼭 필요한 책들만 있을 뿐이다. 성공 선상에 있으려면 주변부터 가벼워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공간이다. 

이 대표의 남다른 집중력과 세심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먼저는 고등학교 3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쓴 저서 ‘정답은 내 안에 있다’가 그것이다. 대구·경북지역 인문계 수석을 하면서 방송을 탔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3개월 만에 탈고했다. 이 대표는 “절판된 책이지만 가끔 사람들이 물어보거나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 헌책방에서 중고책을 구매해 놨다”며 “책방 주인이 ‘행동주의 펀드 응원한다’며 포스트잇을 붙여 준 적이 있는데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대표 집무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창환 대표 집무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창환 대표 집무실 입구 옆 유리벽에 붙인 아이돌 관련 사진들. [사진 신인섭 기자]
아울러 2021년 얼라인파트너스를 창업하기 위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나올 때 직원들이 아쉬움에 적어준 격려의 말들도 그의 책장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 대표의 방 유리 벽면엔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 사진이 붙어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분 1%대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내며 SM엔터 지배구조 변화를 이끌었다. 지금도 그의 사무실 곳곳엔 가수들의 굿즈가 있다. 이 대표는 “손님들이 오시면 가수들을 소개한다”며 “굿즈들은 나올 때마다 직접 사서 채우고 있다”고 했다. 주주는 동업자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사무실 뒤로는 작은 키로 유유히 한강을 떠다니는 유람선이 보였다.

이창환 대표는_2005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대구·경부지역 인문계 수석을 차지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골드만삭스와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일했다. 동학개미 열풍이 한창이던 2021년 9월에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을 창업했다.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행동을 벌여 관심을 받았고, 올해 JB금융지주 이사회에 얼라인이 추천한 사외이사 2명이 들어가면서 경영자 견제 동력을 확보했다. 금융권 최초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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