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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코빗·고팍스, 2년 연속 ‘적자 늪’…점유율도 답답하네

[K-코인거래소 해뜰날은 언제] ②
한 자릿수 시장점유율에 가상자산 시장 활황에도 영업실적 ‘요지부동’
페이코인 등 상폐 김치코인 재상장 ’궁여지책’…투자자 보호 뒷전 지적

코인원·코빗·고팍스 CI. [제공 각 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3~5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가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에도 낮은 시장 점유율 탓에 좀처럼 거래량이 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 거래소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상장폐지됐던 ‘김치코인’(국내 발행 코인)을 재상장시키는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 거래소 모두 영업손실·순손실 기록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인원·코빗·고팍스(운영사 스트리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3곳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전년 대비 축소됐으나 적자가 지속됐다.

점유율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7% 줄어든 225억원이다. 영업손실은 234억원으로 11.6% 확대됐다. 순손실은 67억원으로 46.1% 감소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불황 속에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광고선전비 축소 등 영업비용을 합리화했고, 가상자산의 가치평가 상승분도 반영되며 전년 대비 순손실 폭을 줄였다”며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서비스 개선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4위 거래소 코빗의 경우 매출이 17억원으로 60.9% 급감했다. 269억원의 영업손실과 1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빗은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올해 2월 29일까지 4개월가량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거래량 확대를 위한 전략을 펼쳤지만 그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코빗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 종료 이후에도 거래량이 늘어야 했는데 그만큼 거래량이 따라와 주지 않았다”며 “올해는 시황도 좋고, SK플래닛 등과 활발히 마케팅하며 추가 고객 모집이 가능해져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5위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의 지난해 매출은 31억원으로 전년 대비 96.9% 늘었다. 3~5위거래소 중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손실 169억원, 순손실 51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에 머물렀다. 고팍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경상비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작년 11월 말부터 월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용자 대응과 신규 직원 채용 등에 다시 힘쓰려 한다”고 말했다.

하위 거래소, 시장점유율 3.5% 그쳐…상폐코인 재상장 안간힘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뛰면서 모처럼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맞았지만 거래소 간 거래량 ‘빈부격차’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이 사실상 독과점하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거래가 늘어날수록 점유율이 높은 거래소만이 수익을 남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오후 4시 24시간 거래량 기준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가 81.66%, 빗썸이 14.80%를 기록해 합계 96.46%를 차지했다. 반면 3위 코인원의 거래량 점유율은 2.69%에 그쳤으며, 코빗(0.73%)과 고팍스(0.11%)의 점유율 합계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5위 거래소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과거 거래지원을 종료(상장폐지)했던 ‘김치코인’을 재상장 시키는 궁여지책을 택하는 상황이다. ‘상폐된 코인’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화제를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코빗은 위믹스를 재상장시켜 코인원 거래량을 한때 제치고 3위로 등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인원과 코빗이 지난해 4월 공동 상폐된 페이코인을 상장시켰다. 코빗은 페이코인이 상폐된 지 1년 만인 지난 4월 14일 신규 상장했으며, 코인원은 닷새 뒤인 4월 19일 재상장시켰다. 페이코인의 글로벌 거래량은 지난 4월 1일 약 15억원 수준이었으나, 4월 22일에는 1105억원을 기록하며 급증했다. 전 세계 페이코인의 거래대금 중 98%가 코인원(72%)과 코빗(26%)에서 형성되고 있다.

[사진 페이코인 홈페이지]

거래소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상폐코인을 재상장하자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간과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페이코인은 국내 결제 사업 종료를 사유로 상폐된 코인이다. 현재도 국내 사업은 불가한 상황이다. 페이프로토콜은 해외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은 위믹스나 페이코인의 상폐 사유가 해소됐다는 설명이지만 여전히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며 “무조건적인 점유율 확대보다는 상폐 사유 해소에 대해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부 거래소의 독과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기관투자 허용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일절 금지하는 임시조치를 내린 이후 그 기조가 암묵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국내 상위 가상자산 거래소의 독과점 구조를 무너뜨리기 어렵다”며 “개인 투자뿐 아니라 기관투자가 허용돼야 하위 거래소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점유율에 집착하는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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