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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투자 못 해”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3곳은 불안…원인은 ‘널뛰는 기름·원자재 가격’ 탓

비철금속 가격도 고공행진,
전기·배터리, 의료·화장품, 반도체는 양호
대한상의 “첨단산업 보조금 등 인센티브 확대해야

경북 포항 한 철강회사 제품 창고에 쌓여 있는 열연 코일.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의 불확실성이 국내 기업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9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17일 전국의 제조기업 2230곳을 대상으로 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3곳(34.2%)는 투자 계획이 연초에 수립한 것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인으로는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31.2%)가 가장 많이 꼽혔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 1배럴당 90.74달러(4월 5일, 두바이유 기준)를 기록했는데 올해 1월 초 가격이 75.97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9.4% 오른 셈이다.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완화되면서 유가가 86.95달러(4월 24일)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중동분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유가의 등락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구리(14.7%), 아연(7.2%), 니켈(14.4%) 등 주요 수입 원자재가도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를 지연시키는 또 다른 요소로는 ‘수요·판매 부진으로 신규투자 필요성 저하’(25.9%), ‘고금리 지속에 따른 투자자금 조달부담’(21.1%), ‘수출 등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위험 상승’(14.2%) 등이 차례로 꼽혔다.

투자 상황은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 반등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전기장비’와 ‘이차전지’ 업종은 ‘애초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거나 ‘확대’를 응답한 비중이 각각 89.2%와 87.5%를 기록했다. 투자 회복 속도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K-뷰티 인기의 영향으로 글로벌 화장품 수요 및 미용 의료기기 수출이 확대되면서 ‘의료정밀’과 ‘화장품’업종도 투자 상황이 호전됐다. 반면 건설업 위축과 원자재가 인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비금속광물’, 중국 내수 부진 및 공급 확대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철강’은 투자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선진국처럼 첨단산업 보조금 등 제도를 도입해 통해 첨단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투자 비용 및 실패리스크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기회 발전 특구 지정, 규제 특례 도입 등을 통해 지방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 환경이 적극적으로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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