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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양적 성장·무형의 가치 두 마리 토끼 잡겠다” [이코노 인터뷰]

[증권사 1Q 결산] ③
리스크 관리·신사업 확대 등 지속
주주환원·ESG 강화 등 ‘질적 성장’ 목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진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질적 성장 기반이 되는 무형 가치 확보를 통해 ‘더 좋은 회사’로 도약하겠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통해 한 단계 더 큰 도약에 나선다. 올해 초 공식 취임한 엄주성 대표는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으로 곤욕을 치른 키움증권의 파편을 다시 끼워 맞추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엄 대표는 올해 1월 8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돼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조직 개편과 인사 단행에 나섰다. 엄 대표는 “현업과 리스크 관리, 감사 부문 등 3중 체계로 리스크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조직 구성원 모두가 매순간 리스크를 살피는 기업문화를 만들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리테일Biz(비즈)분석팀과 리테일심사파트를 신설하고 감사부문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선행했다”고 말했다.

리테일Biz분석팀에서는 신용공여·미수거래 등을 포함한 대고객 비즈니스의 위험요인을 검토하고 모니터링을 통한 위험관리를 수행한다. 또한 이상 거래 식별을 위한 자체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 리테일심사파트는 리테일 신용공여 심사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리테일부문 내규·제도 관리체계 확립 및 감독을 강화했다. 기존 감사팀을 감사팀과 감사기획팀으로 확대·구성해 준법·위기 예방 등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실적 개선 ‘합격점’

엄주성 대표는 리스크 관리와 함께 키움증권의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며 순항을 알렸다. ‘위기관리 능력’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액) 2조6433억원, 영업이익 337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2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277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였던 1890억원을 훨씬 웃돌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245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892억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엄 대표는 “지난해의 이슈들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의 점유율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2455억원으로 시장의 전망치를 약 30%가량 뛰어 넘는 실적을 거뒀다”며 “견고한 국내 브로커리지 수익,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해외주식 수익도 증가했고 기업금융(IB)부문의 경우 지난해 분기 평균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주식발행시장(ECM)부문과 구조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PF 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고금리 기조 속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증권가에 번지고 있는 가운데, 엄 대표는 ‘위기 속 기회 찾기’에 나섰다. 엄 대표는 “우량자산, 대형건설사 참여건 위주로 투자액이 증가했고 활발하게 셀다운(재판매)을 진행하고 있어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리 중에 있다”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PF 부문에서는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지속할 것이다.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PF 익스포저로 우량자산에 대한 집중 투자 여력이 높은 강점을 살려 전사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그간 ‘브로커리지 최강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리테일(개인 고객)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엄 대표는 이에 머무르지 않고 투자은행(IB) 등 다른 사업부문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엄 대표는 “다른 사업부문으로는 대표적으로 전통 IB인 기업공개(IPO)를 꼽을 수 있는데, 그간 키움증권은 중소형주 중심의 IPO에서 트랙 레코드를 꾸준히 쌓았고 역량을 입증했다”며 “IPO는 우리 고객과 가장 연관이 많은 비즈니스 중 하나이자 IPO 주관 업무의 경우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IPO에 대한 관심이 크고, 개인 고객들이 선호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해 IPO 사업을 확대하고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려 한다. 특히 지난해 LS머트리얼즈 상장 주관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 IPO 등 빅딜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초대형 IB와 관련해서는 “인가 신청에 앞서 우선 리스크 관리 등 올해는 내부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그 후에 도전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IPO·AI·해외시장 등 사업 확대 나서

엄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하며 신사업 강화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엄 대표는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당사 사업전략 총괄인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인공지능 전담팀인 AIX(AI 전환)팀을 신설했다”며 “인공지능 사내 인프라 구축을 시작으로 내부적인 업무 개선이나 AI를 활용한 대고객 서비스의 전략 방향성 등을 기획하고, AI를 활용한 금융상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답변 생성, 종합적인 정보 분석 등 최근 각광받는 생성형 AI 기술의 특장점을 잘 활용해 고객 본인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수요나 투자 목표 등을 같이 설계 해나갈 수 있는 ‘투자 동반자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리테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엄 대표는 “향후 5년 정도 최소 세 군데 글로벌 거점을 마련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국내 자본 시장 성장 속도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외 여러 상품들을 우리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초석으로 올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 및 업무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아시아 본부가 집결돼 있어 인근 동남아 국가 등 시장의 확장성·연계성 면에서 유리하고 글로벌 투자 자금과 우수 인력, 금융 인프라가 집중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키움증권의 아시아 금융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상장사 최초 기업가치 제고 방안 공시

최근 키움증권은 상장사 중 최초로 밸류업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하며 주목 받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 3개년 중기 목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주주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제시했다.

아울러 엄 대표는 올해 주주환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 질적 성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엄 대표는 “올해부터는 주주환원, 고객 중심 경영, 사회공헌 확대, ESG경영 실천, 키움 스탠다드(Standard·기준) 정립을 통한 기업문화 정착 등 키움증권의 질적 성장 기반이 되는 무형 가치 확보를 통해 ‘더 좋은 회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숫자’를 뺀 상황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목표들”이라며 “키움증권이 잘하고 있는, 그리고 잘할 수 있는 역량을 더욱 더 발휘해 질적 성장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사옥 전경. [사진 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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