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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에 리본 묶고 진주 달고…‘신꾸’가 뭐길래 [민지의 쇼핑백]

운동화·샌들에 진주·리본 등 장식 달아
패션·유통업계 ‘신꾸’ 인기 반영한 마케팅 펼쳐

인스타그램에서 ‘신발 꾸미기’를 키워드로 검색한 모습.[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운동화에 리본 끈을 매거나 꽃·진주 장식을 붙인 젊은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신꾸’(신발 꾸미기) 트렌드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가꾸’(가방 꾸미기)·‘폰꾸’(폰 꾸미기)·‘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등이 인기인 가운데 최근에는 신꾸가 대세로 떠올랐다. 각종 장식으로 개성에 맞게 꾸민 신발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신꾸의 원조는 캐주얼 신발 브랜드 ‘크록스’다. 크록스는 고무 소재로 만든 신발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다. 발등을 덮은 상부에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나 있어 전용 액세서리인 ‘지비츠’를 끼워 꾸밀 수 있다. 기분에 따라 액세서리를 바꿔 달 수 있으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지비츠를 사 모으는 MZ세대가 많다.

크록스 신발 꾸미기는 운동화와 부츠 등으로 열풍이 확대됐다. 아식스·아디다스·나이키 등 운동화는 다양한 장식들과 결합하며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신발로 재탄생한다.

진주 비즈 장식이나 리본을 달면 ‘발레코어’(발레복과 일상복을 결합한 스타일) 룩에 어울리는 신발이 완성된다. 또 꽃모양이나 형형색색의 구슬 등 과감한 장식으로 꾸미면 밋밋했던 신발은 어느덧 개성 넘치는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한다. 최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현아는 리본과 비즈, 키링 등으로 신발을 꾸미는 일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수 현아가 꾸민 부츠, 킨 샌들에 신꾸를 한 모습. [사진 현아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 캡처]

패션기업 LF에서 수입·판매하는 미국 어번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 ‘킨’(KEEN)의 샌들도 ‘신꾸’용으로 인기다. 최근 걸그룹 뉴진스가 신어 화제를 모았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 ‘뉴포트’(Newport)는 올해(1~4월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워터슈즈로 개발된 뉴포트는 레저 활동뿐 아니라 일상 안에서도 활용 가능한 데일리 패션 아이템이다. 샌들의 뚫린 부분을 활용해 리본 장식이나 비즈 장식을 달아 꾸밀 수 있다. 또 최근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사 직원들이 직접 ‘신꾸’를 하기 위해 재료를 사러가는 것부터 만드는 과정까지를 영상으로 소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신발 꾸미기 관련 거래액도 증가하고 있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4월 에이블리 내 ‘스니커즈’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지난달 ‘신발 꾸미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월 대비 150% 늘었다.

특히 발레코어 트렌드가 신발 꾸미기에도 반영된 듯 최근 한 달(4월 15일~5월 15일) ‘리본 운동화 끈’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배 이상(3460%) 증가했다. ‘쉬폰 운동화 끈’(3270%), ‘새틴 운동화 끈’(312%) 등 발레코어를 대표하는 소재 신발 끈 검색량도 크게 상승했다.

운동화에 신꾸를 한 모습. [사진 에이블리]

유통업계도 신꾸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나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크록스 액세서리를 동봉한 ‘토이음료’를 출시했다. 음료 아래쪽 캡에 크록스 장식을 동봉해 파는 제품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10~20대에까지 인기인 시나모롤 캐릭터 모양의 크록스 액세서리 14종을 랜덤으로 넣었다.

신발꾸미기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도 등장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제품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메이드 포 유’(Made For You)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이드 포 유는 아디다스의 상품에 고객 취향 및 니즈에 맞춰 자수·패치·디지털 프린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꾸밀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아디다스 명동·강남·홍대 등의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달 2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크록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크록스 꾸미기 전용 공간인 ‘지비츠 참 바’(Bar)를 조성, 이곳에서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참을 이용해 자신만의 크록스를 장식해볼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트렌드가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이 일고 있다”며 “같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운동화에 포인트를 줘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물가·불경기 기조가 이어지면서 새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작은 장식품 하나만 달아주면 새 물건을 산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최근 신꾸가 더 각광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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