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에 리본 묶고 진주 달고…‘신꾸’가 뭐길래 [민지의 쇼핑백]
운동화·샌들에 진주·리본 등 장식 달아
패션·유통업계 ‘신꾸’ 인기 반영한 마케팅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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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꾸의 원조는 캐주얼 신발 브랜드 ‘크록스’다. 크록스는 고무 소재로 만든 신발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다. 발등을 덮은 상부에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나 있어 전용 액세서리인 ‘지비츠’를 끼워 꾸밀 수 있다. 기분에 따라 액세서리를 바꿔 달 수 있으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지비츠를 사 모으는 MZ세대가 많다.
크록스 신발 꾸미기는 운동화와 부츠 등으로 열풍이 확대됐다. 아식스·아디다스·나이키 등 운동화는 다양한 장식들과 결합하며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신발로 재탄생한다.
진주 비즈 장식이나 리본을 달면 ‘발레코어’(발레복과 일상복을 결합한 스타일) 룩에 어울리는 신발이 완성된다. 또 꽃모양이나 형형색색의 구슬 등 과감한 장식으로 꾸미면 밋밋했던 신발은 어느덧 개성 넘치는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한다. 최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현아는 리본과 비즈, 키링 등으로 신발을 꾸미는 일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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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 LF에서 수입·판매하는 미국 어번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 ‘킨’(KEEN)의 샌들도 ‘신꾸’용으로 인기다. 최근 걸그룹 뉴진스가 신어 화제를 모았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 ‘뉴포트’(Newport)는 올해(1~4월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워터슈즈로 개발된 뉴포트는 레저 활동뿐 아니라 일상 안에서도 활용 가능한 데일리 패션 아이템이다. 샌들의 뚫린 부분을 활용해 리본 장식이나 비즈 장식을 달아 꾸밀 수 있다. 또 최근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사 직원들이 직접 ‘신꾸’를 하기 위해 재료를 사러가는 것부터 만드는 과정까지를 영상으로 소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신발 꾸미기 관련 거래액도 증가하고 있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4월 에이블리 내 ‘스니커즈’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지난달 ‘신발 꾸미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월 대비 150% 늘었다.
특히 발레코어 트렌드가 신발 꾸미기에도 반영된 듯 최근 한 달(4월 15일~5월 15일) ‘리본 운동화 끈’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배 이상(3460%) 증가했다. ‘쉬폰 운동화 끈’(3270%), ‘새틴 운동화 끈’(312%) 등 발레코어를 대표하는 소재 신발 끈 검색량도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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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도 신꾸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나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크록스 액세서리를 동봉한 ‘토이음료’를 출시했다. 음료 아래쪽 캡에 크록스 장식을 동봉해 파는 제품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10~20대에까지 인기인 시나모롤 캐릭터 모양의 크록스 액세서리 14종을 랜덤으로 넣었다.
신발꾸미기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도 등장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제품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메이드 포 유’(Made For You)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이드 포 유는 아디다스의 상품에 고객 취향 및 니즈에 맞춰 자수·패치·디지털 프린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꾸밀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아디다스 명동·강남·홍대 등의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달 2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크록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크록스 꾸미기 전용 공간인 ‘지비츠 참 바’(Bar)를 조성, 이곳에서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참을 이용해 자신만의 크록스를 장식해볼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트렌드가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이 일고 있다”며 “같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운동화에 포인트를 줘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물가·불경기 기조가 이어지면서 새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작은 장식품 하나만 달아주면 새 물건을 산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최근 신꾸가 더 각광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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