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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명장의 길 ‘몰입’으로 걷다”

[CEO의 방] 권혁율 케이투아이디 대표, 목재창호 명장 인터뷰
'정몰' 바를 정(正), 빠질 몰(沒)
"목공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졌다”
지식·기술, 정의롭고 정직하게 사용…전수할 것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권혁율(權赫律) 케이투아이디(K2ID) 대표. 개인작업실 겸 목공강의 공간 옆에 있는 사무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나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얻은 지식과 기술을 정의롭고 정직하게 사용하겠으며 사전(死前)에 전수할 것을 맹세한다.

”권혁율 케이투아이디(K2ID) 대표의 사무실 중앙의 ‘나의 맹세’라는 액자에 이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대한민국 목재창호(실내장식) 명장이자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수상자인 그가 50년 가까운 ‘목공’ 외길을 어떤 자세로 묵묵히 걸어 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가 자신의 삶에 떳떳할 수 있는, 그리고 그렇게 정직한 목공예 장인의 길의 걸어온 이유는 목공 기술 교육자로서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실 곳곳에서 목공 기술 교육에 쓰는 도구와 수업용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오랜 기간 걸어온 목공예 분야 ‘정직한 명장의 길’이 다소 고되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권 대표의 표정은 너무나 밝고 건강해 보였다. ‘행복한 명장의 길’을 걷고 있는 비결을 그는 ‘몰입’이라 꼽았다. 권 대표는 “칙센미하이 교수가 연구한 몰입의 힘을 직접 경험했다. 나는 목공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졌다”며 “이 일을 좋아하고 빠져들어서 몰입하다 보면 옆에 누가 온지도 모를 만큼 집중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태가 되면 몸 상태가 좋아지고 치유 효과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곳에 와서 작업을 하며 집중하다 보면 심신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권혁율(權赫律) 케이투아이디(K2ID) 대표는 1978년 제2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목재창호 (실내장식) 은메달 수상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그는 “이 일은 적당히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 효과도 있고 그래서 취미로도 좋다. 대패질하면 배도 안 나온다”며 웃었다. 그의 웃음은 이 직업을 ‘좋은 직업’으로 생각하고 많은 후배들이 이 길을 걸어 줬으면 하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권 대표는 또 다른 꿈과 미래를 그리고 있다. 몰입의 공간이었던 이 장소가 함께 배우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유 목공방’이 되는 날을 꿈꾸고 있다. 또 하나의 꿈은 ‘개인 박물관’을 여는 것이다. 그의 작업 공간 서랍에는 1978년 국가 대표 시절부터 썼던 공구들이 들어 있다. 녹이 쓸고 오래된 흔적들이 묻어 있다. 

그는 “지금은 구하기도 힘든 공구들이다. 명장이 되면서 모은 기념품들을 비롯해, 작품 등 태어나면서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발자취를 작은 공간에 마련해, 명장을 꿈꾸는 이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율(權赫律) 케이투아이디(K2ID) 대표의 개인작업실 겸 목공강의 공간. 오른편 벽에 걸린 톱과 대패는 1978년 기능올림픽 때 사용했던 것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

권혁율 명장은_ (사)국제기능올림픽선수협회 5~7대 회장이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실내장식국제심사위원을 7회 역임했으며, 전국기능경기대회 기술부위원장, 전국기능경기대회 건축목재 분과장, 전국기능경기대회 실내장식 심사장을 지냈다. 이 밖에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전수위원,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건축목재시공기장으로 활동했다. 제2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실내장식 은메달 수상자로 철탑산업훈장, 대통령표창 2회, 고용노동부장관상 2회, 월드스킬스(Worldskills)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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