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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수장 맞은 증권사, 성적표 대체로 ‘맑음’

[증권사 1Q 결산 ] ①
주요 증권사 호실적 기록…리테일 사업 확대 ‘호조’
국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 실적 변수로 작용 우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올해 초 새로운 수장을 맞은 국내 증권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고, NH투자‧삼성‧키움증권 등도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수장이 바뀐 주요 7개 증권사가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신임 수장은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며 증권사 중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한투증권은 올해 연결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이 3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6.5% 늘어난 3918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영업수익을 보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늘어난 1106억원을 기록했고, 기업금융(IB) 수익은 115.5% 늘어난 1644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영업체제 재편을 통해 리테일 역량 강화에 힘썼다. 시스템 기반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구축을 지원하는 등 전사 차원의 영업지원 기능을 강화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한 초대 투자은행(IB)그룹장 출신이기도 한 그가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신규 딜 확장에 주력하며 IB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임 후 그는 IB그룹 임직원을 모두 교체하기도 했다.

한투·삼성증권 ‘리테일 중심’ 영업실적 상위권

업계 2위 성적을 이끈 수장은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1억원으로 2.9%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시장 예상치를 40% 이상 뛰어넘었다.

삼성증권은 국내·외 시장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중심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박 대표는 강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WM)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패밀리오피스(가문자금관리) 전담 지점인 ‘SNI패밀리오피스센터’를 새롭게 열고 초고액 자산가 잡기에 나섰다. 또 IB부문에서 구조화 금융 중심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삼성증권의 1억원 이상 리테일 고객 수는 지난해 4분기 24만8000명에서 올해 1분기 26만명으로 늘었고, 자산도 295조3000억원에서 313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IB 부문 구조화금융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93.5% 증가한 685억원을 기록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455억원으로 직전 분기 1892억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전망치를 30%가량 뛰어 넘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7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키움증권 역시 리테일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으며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해외주식 수익도 늘었다.

또 엄 대표는 IB부문에 힘쓰며 지난해 분기 평균보다 2배 이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주식발행시장(ECM)부문과 구조화,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4% 증가한 225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10%가량 웃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IB 본부장이었던 윤 대표는 취임 직후 IB부문 조직개편을 실시해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IB부문 총 수익은 1101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9% 하락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127.7% 증가했다.

KB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했다. 올해 김성현·이홍구 투톱 체제로 시작한 KB증권은 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WM부문에서 핵심 고객 기반의 확대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WM부문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홍구 신임 대표는 브로커리지 중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WM부문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메리츠증권 국내외 부동산 투자 발목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투자자산 손실 인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혔다. 전문경영인 2기 체제인 김미섭·허선호·이정호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8.4% 급감한 17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 줄어든 2705억원이다.해외법인 선진국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이머징 브로커리지 중심 약진 등 양호한 경상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일부 해외투자자산 평가 손실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1분기도 충당금 관련 비용 및 투자자산평가손실 규모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PF 명가’ 메리츠증권은 명성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한 126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2021년 말 기준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를 약 3조4000억원까지 늘리며 IB부문 수익을 532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PF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본격화할 부동산 PF 시장 구조조정이 증권사 실적 개선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신임 수장들은 부동산 PF 등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원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이는 2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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