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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지각변동 일으킬까…증권사 설립하고 지방은행 탈피

[상반기 금융권 결산]②
우리금융 숙원 해결…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대구은행, 시중은행 iM뱅크로 전환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우리금융]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우리금융그룹과 대구은행은 올해 상반기 금융권 내 ‘지각변동’의 시초가 될 도전을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오랜 숙원인 증권 자회사 설립을 공식 발표하며 사업 영역 확장을 공표했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 역시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선포하며 ‘iM뱅크’로 새롭게 탄생했다. 

우리금융, 오랜 꿈 ‘증권사 출범’ 결실 눈앞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내에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양 사는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 등 절차를 밟아 올해 3분기 내에 합병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NH농협금융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추후 합병법인의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이 유력하다. 이같은 예비 사명을 놓고는 예상밖의 논란도 불거졌다. 과거 매각 때의 이름을 다시 사용해 고객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에선 우리투자증권의 상표권을 우리은행이 가지고 있는 만큼 문제의 소지가 없으며, 과거 우리투자증권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이정수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 5월 3일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융위원회 등 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낸 뒤 당국이 승인할 경우, 예정대로 된다면 올해 8월 중에는 양사가 통합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합병법인 사명은 추가적으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우리금융의) 높은 인지도를 고려하고, 사명에 ‘투자’를 넣어 그룹 증권업의 비전인 IB 부분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생각중”이라고 설명했다. 

4대금융 중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단골 4위’다. 그간 KB‧신한‧하나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해왔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가 없어 수익 규모를 늘리기 어려웠다. 

다만 우리금융이 증권 자회사 설립으로 금융그룹 내 순위를 뒤바꿀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소형 증권사로 합병법인의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증권사 자기자본 10위인 대신증권(2조85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증권사를 출범을 공식 발표한 우리금융은 추후 보험사 인수도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최소 2조원에서 최대 3조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금융은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은행 과점 구조 깰까…대구은행, iM뱅크로 2막
금융당국의 ‘은행권 과점 깨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창립 57년 만에 ‘제 2막’을 시작한 은행도 있다. 지방은행이었던 대구은행은 지난 6월 5일 시중은행 ‘iM뱅크’로 시작을 선포했다.

이번 시중은행 전환으로 iM뱅크는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 지방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구역에 제한을 받는다. 이에 iM뱅크의 국내 영업지점 수는 작년 말 기준 142곳에 불과하다. 전국구 영업을 하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지점 수는 5분의 1 수준이다. 4대은행의 지점 수를 보면 ▲국민은행 703곳 ▲우리은행 615곳 ▲신한은행 609곳 ▲하나은행 533곳 등이다.

시중은행이 된 iM뱅크는 이제 전국 어디든 지점을 설치할 수 있다. iM뱅크는 추후 수도권은 물론 충청·강원·전라도 등으로 영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비대면 영업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비용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iM뱅크의 입장에선 시중은행 전환 시 조달금리가 인하되는 점도 장점이다. iM뱅크는 그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기존에는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시중은행보다 선순위는 0.04%p, 후순위채권은 0.25%p 가량 높은 금리를 적용받았다. 

iM뱅크가 시중은행 금리를 적용받으면, 수익성 개선을 물론 고객들에게도 경쟁력 있는 대출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iM뱅크는 전국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예·적금, 최저 금리 주택담보대출 등의 상품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iM뱅크가 순식간에 시중은행 내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쉽진 않을 전망이다. 기존 시중은행은 iM뱅크의 총여신 점유율은 지난해 말 일반은행 합계 기준 3.3%로 나타났다. 4대은행은 ▲국민은행 22.6% ▲신한은행 19.9% ▲하나은행 19.8% ▲우리은행 18.6% 등으로 압도적이다.

자산 측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iM뱅크의 총자산은 70조9703억원 규모다. 4대은행은 ▲국민은행 512조3728억원 ▲하나은행 478조5115억원 ▲신한은행 469조7271억원 ▲우리은행 436조6879억원 순이다.

최성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대구은행과 4대 시중은행의 규모에는 큰 격차가 존재하며 이러한 격차를 좁히는 데에는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시중은행 전환으로 인해 새롭게 수도권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시중은행 전환을 수도권 영업강화의 계기로 삼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도권의 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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