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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세무 혁신한 지엔터프라이즈 “노무·법무 포괄 종합 플랫폼 될 것” [이코노 인터뷰]

이성봉 지엔터프라이즈 대표
중소상공인 세무 문제 해결 위해 창업…코딩 독학하며 창업 멤버 모아
노무·법무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목표…핀다·삼성금융 등 협업 노력

이성봉 지엔터프라이즈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한 청년이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한국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해 대형 회계법인에 입사했다. 그는 이성봉 지엔터프라이즈 대표로, 여느 청년 회계사들과 다를 것 없는 길을 걸어간 사람이다. 이후 다년간의 회계법인 경험을 살려 개인 회계사무소를 개소했다.

그런데 대형 회계법인에서 일하며 큰 고객사를 상대하던 그는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기업들과 다르게 중소상공인들이 세무와 회계 문제로 너무나도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대형 회계법인 시절 고객이던 대기업이나 상장사는 모든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지만, 중소상공인들은 세무의 기본적인 정보조차 부족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한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창업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초기 창업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회계사 출신인 이 대표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개발 공부를 하면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건 그 자체가 큰 모험이었다. 그는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당시 무료로 올라온 하버드와 스탠포드의 온라인 강의를 보며 밤낮없이 코딩을 공부하며 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회고했다.

창업 멤버를 구성하는 것도 어려웠다. 이 대표는 “주변의 회계사들과 개발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면서 2015년 8월부터 팀 빌딩을 시작했다”며 “퇴짜도 많이 맞았지만 설득 끝에 3명의 회계사(이 대표 포함)와 1명의 개발자로 지엔터프라이즈(당시 에멘탈 주식회사)를 1년 만에 창업했다”고 말했다.

이성봉 지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위워크빌딩 9층 지엔터프라이즈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앱 하나로 개인 사업자에 1000억원 돌려줬다

지엔터프라이즈의 주력 서비스는 ‘비즈넵 환급’이다. 창업 계기처럼 이 대표는 고소득 법인 사업자들에게만 제공되던 세금 환급 서비스를 모든 사업자에게 확대하고자 했다. 그는 “기존에는 평균 900만원 이상의 세금을 납부한 법인만 환급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비즈넵 환급은 10만원 이상 환급금이 있는 모든 사업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환급 평균 금액도 300만원 수준으로 타사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즈넵 환급은 큰 성과를 거뒀다. 2022년 7월에 개인 사업자 경정 청구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이후 올해 5월 말까지 약 6000억원의 관리 환급금이 조회됐다. 신청 환급금은 약 2500억원이었며, 실제 환급 완료 금액은 1000억원에 달했다.

비즈넵은 단순히 환급만 제공하지 않는다. 세무 관련 모든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하고 관리받을 수 있는 세무기장 솔루션 ‘비즈넵 케어’도 지난해 11월 론칭했다. 기존 세무 서비스는 대부분 동일한 솔루션을 사용해 가격과 품질이 획일화돼 있었다. 한마디로 가격은 비싼데 선택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엔터프라이즈는 자체 개발한 엔드 투 엔드(통합) 솔루션을 통해 생산성을 80% 이상 향상시켰다. 이 대표는 “기존 세무 서비스는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이 많아 비용이 높았다”며 “비즈넵 케어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고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성봉 지엔터프라이즈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사업자 관리 종합 플랫폼 목표…타사 협업·투자 유치 진행

이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 기반의 세무 서비스를 지속 확장할 방침이다. 그는 “비즈넵 케어를 시작으로 세무뿐만 아니라 노무, 법무까지 포괄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창업부터 회생, 파산까지 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비전을 밝혔다.

비전을 위한 초석으로 다른 금융사와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지엔터프라이즈는 지난 4월 핀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6월에는 스타트업 개방형 육성 프로그램인 ‘삼성금융 씨랩 아웃사이드’ 본선 진출 기업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핀다와 MOU를 맺고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금융 상품을 제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또한 삼성금융과의 협력으로 종합소득세 예측 진단 및 신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투자 유치도 계획 중이다. 지엔터프라이즈는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해 왔다. 기술보증기금의 예비 창업 보증을 시작으로, 신용보증기금·부산은행·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새로운 투자 유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업자들에게 고품질의 세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 모든 목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직원 만족과 기업 문화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재 팀이 75명이 되는 등 인력도 늘어나고 있다”며 “직원들이 만족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팀 성장과 문화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지속하며, 정책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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