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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격 실화인가요”...‘가성비’로 유혹하는 쉬인

[패션업계 부는 중국풍]③
국내 첫 팝업 스토어 일주일간 운영
한국인 배우 앞세워 친근감 높여
초저가로 지운 중국산 품질 우려

7월 14일 일요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쉬인 성수동 팝업 스토어.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이 가격 실화인가요?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아 보여요.”

7월 14일 일요일 오전 11시께 ‘스타일 인 쉬인’에서 만난 김혜인(여·23세)씨는 친구와 함께 옷을 구경하며 이처럼 말했다. 스타일 인 쉬인은 중국 패스트패션(SPA) 기업 쉬인이 국내 처음 오픈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다.

한국 배우 앞세워 친근감 높였다

쉬인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각종 편집샵이 밀집해 있어 ‘K-패션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에 터를 잡았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성수로 모인다.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쉬인이 국내 소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쉬인의 팝업 스토어 운영 마지막 날, 현장은 매우 한산했다.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이 자리한 화장품·향수 브랜드 ‘탬버린즈’의 긴 대기줄을 보고 온 직후라 더욱 비교됐다. 쉬인 팝업 스토어는 별다른 대기 없이 곧바로 입장 가능했다.

입구로 다가서자 쉬인 측 관계자가 반갑게 인사했다. 이 관계자는  “앱을 설치하고, 네 가지 이벤트에도 참여해 보세요. 도장을 받으면 선물도 드립니다”라며 팝업 스토어 운영 기간 진행되는 이벤트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인 배우 김유정을 홍보 모델로 내세운 쉬인. [사진 이지완 기자]
직원의 안내를 받고 진입한 1층 초입에는 한국 여배우 김유정을 내세운 홍보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쉬인은 서브 브랜드 데이지의 글로벌 앰버서더(홍보 모델)로 김유정을 발탁했다. 여기서 내부로 조금 더 들어가면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된 휴게 공간이 보인다. 이곳에도 김유정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한국 배우의 사진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니 알 수 없는 친근감이 생겼다.

쉬인이 배우 김유정을 홍보 모델로 내세운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쉬인은 ‘중국 태생’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과 함께 중국 대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불린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국 제품의 인식은 좋지 않다. 중국 제품이라고 하면 ‘싸구려’, ‘수준 이하의 품질’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통계 자료를 보면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년 내 알리·테무·쉬인 등을 이용했다고 밝힌 소비자 800명에게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 관련 인식’을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9%는 불만 또는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저품질과 제품 불량을 지적한 응답자는 각각 49.6%, 36.6%를 차지했다.
쉬인 성수동 팝업 스토어에 진열된 제품들. [영상 이지완 기자]
엇갈린 시선...우려와 기대

중국산에 대한 편견 때문일까. 이날 현장에는 쉬인의 ‘품질’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 의견이 제법 있었다. 일본인 친구와 함께 옷을 구경하러 왔다는 한 여성은 살색 코르셋을 양손으로 잡아당기면서 웃고 있었다. 이 여성은 “옷이 쉽게 늘어날 수도 있어서 손으로 당겨봤다”고 했다.

팝업 스토어 2층에서 만난 박모씨(30대)는 패션업계 종사자였다. 박씨는 “손으로 만져봤는데 잘 모르겠다”면서 “입어보고 세탁도 해봐야 품질이 어떤지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채로운 제품이 있어서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 쉬인의 팝업 스토어에는 쉬인·데이지·미스가이디드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진열됐다. 강지은(여·20대)씨는 “해외에서 유명하다고 하길래 성수동에 왔다가 한 번 구경하러 왔다”면 “생각보다 예쁜 옷이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찾은 공통점도 있었다. 모두 입을 모아 “가격이 정말 싸다”고 말했다. ‘초저가’는 쉬인이 글로벌 SPA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팝업 스토어에 진열된 제품 대부분은 1만원에서 5만원 내외의 가격표를 달고 있었다. 일부 티셔츠의 가격은 8000원대였다.

소재 등 품질 여부를 떠나 경쟁 SPA 브랜드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가격경쟁력을 지닌 것이 쉬인의 특징이다. 일례로 일본 대표 SPA 브랜드 유니클로에서 판매 중인 테일러드 재킷의 국내 판매 가격은 8만9900원이다. 유사한 재킷을 쉬인은 5만4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니클로에서 2만9900원에 판매하는 체크무늬 여성 바지는 쉬인에서 1만7000원에 팔고 있다. 물론 소재 등에 차이가 있겠지만 같은 SPA브랜드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쉬인코리아는 자신들의 강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팝업 스토어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목적은 매출 창출이 아니다”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자사 브랜드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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